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선거 시작도 하기전에 50억 지출?

최근 한나라당의 공천장사가 국민들을 허탈하게 하고 있다. 불과 2년 전만해도 한나라당은 차떼기당으로 낙인찍혀 국민들에게 백배사죄한 전력이 있다. 언제 그랬냐는 듯 또다시 재연된 한나라당의 검은돈 거래는 정권 교체를 희망하는 많은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이런 와중에 같은 당 경북 김천 출신 임인배 의원이 공공연히 이번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금권선거를 부추겼다는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지방에서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는 금품 살포 행위를 보고 있노라면 공명선거를 통한 선거 개혁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실감하게 한다. 경북 김천시장 선거 후보로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했던 김정기 경상북도의회 의원이 공천 탈락에 반발하면서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석상에서 밝힌 발언은 충격적이다. 김정기 도의원은 이날 임 의원이 공천자가 결정되기 훨씬 전인 올초 “다른 후보들은 벌써 30억, 50억원씩 썼는데 뭐하고 있나, 돈을 써야 지지율이 올라갈 것 아닌가”라며 거액의 선거자금을 쓰도록 요청했다는 것이다. 김 도의원의 말이 어디까지 사실인지 확인할 수 없지만 공개석상에서 이를 폭로한 이상 선거관리위원회나 사법 당국에서는 분명히 이 발언의 진위 여부를 밝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임 의원은 후보 등록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거액의 선거자금을 사용한 당사자가 누구인지를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만약 그런 후보가 없다면 공명선거 풍토를 조성해야 할 책임이 있는 국회의원으로서 금권선거를 부추긴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임 의원 발언을 액면 그대로 믿는다면 선거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50억원을 지출했으니 선거가 끝날 때까지 과연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가야 하는지 가늠조차 어렵다. 구청장은 몇 억원, 시장은 몇 십억원이 공정가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도는 게 이번 5ㆍ31 지방선거의 현실이다. 중앙에서는 고질적인 공천장사를 뿌리 뽑겠다고 장담하고 있는 마당에 지역구에서는 소속 의원들이 나 몰라라 한다면 아직도 공명선거는 요원한 숙제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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