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투자회사들이 오일머니를 업고 급팽창하고 있는 이슬람 금융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지만 독특한 율법체계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슬람 금융시장은 그동안 이슬람문화에 익숙한 중동현지 혹은 아시아 은행들이 주도했으나 오일머니 덕택에 2,00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하면서 서방 투자은행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가 서방식 이자 개념을 인정하지 않는 등 이슬람 금융시장의 특성 때문에 서방 투자은행들이 현지 진출에 곤란을 겪고 있다.
투자은행들은 이슬람권에서는 이맘이나 물라 등 권위있는 종교지도자나 율법학자들의 파트와를 받아야 금융 거래가 가능한 점을 감안해 율법 해석 전문가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런던 소재 이슬람 금융시장 전문 컨설팅사인 다르 알 이스티스마르의 후마욘 다르 이사는 “서방식 금융지식에 능통한 샤리아 전문가를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면서 “이슬람 금융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전세계에 150명 정도가 활동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데 겨우 20명 가량만 믿을만한 전문가”라고 말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딸리면서 컨설팅비도 폭등, 대형 거래의 경우 건당 최고 50만달러까지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난을 타개하기 위해 HSBC와 씨티그룹은 아예 독립기구로 샤리아 자문위원회를 설치했으며, 다르 알 이스티스마르의 대주주이기도 한 도이체방크는 샤리아 전문가 양성 코스를 서방 투자은행으로는 처음으로 개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