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하수다루기 수법

제4보(36~58)


흑37 이하 43은 얼핏 보기에 우격다짐처럼 보인다. 세력을 억지로 집으로 만들자는 수순 같기도 하다. 그래서 사이버오로 해설실의 김성룡9단은 ‘이상한 착상’이라고 야유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대국 상대인 이창호의 감상은 달랐다. “돌의 흐름이 정확하다. 정상적인 착상이고 이것으로 흑이 나쁘지 않다.” 백46을 두기에 앞서서 이창호는 7분 동안 망설였다. 김성룡은 백이 그 방면에서 손을 빼어 좌변에 선착할 것 같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이창호는 다른 궁리를 하고 있었음이 복기때 발설되었다. 이창호가 심중에 그렸던 그림은 참고도1의 백1로 지키는 수였다. 우상귀의 흑진에 대하여 강력한 압박을 주는 요처라고 믿었다. 그런데 흑이 2 이하 6으로 두면 어쩐지 주도권이 흑의 손아귀에 가는 것 같아서 그냥 실전의 46으로 지켰다는 고백이었다. 흑47 이하 57의 수순도 김성룡9단의 야유를 받았다. 하수 다루기 수법인데 이창호한테는 안 통할 것이라는 주장. 백58이 놓이자 김성룡이 말했다. “보세요. 안 통하잖아요.” 참고도2의 백1 이하 6으로 둘 예정이었을 텐데 이창호가 58로 두자 뤄시허의 구상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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