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이슈로 보는 2014 증시] <5·끝> 살아나는 공모주 시장

대어급 줄줄이 대기 … 3조 시장 열린다

상장문턱 대폭 낮아져 60여개 후보로 올라와 올보다 2배 성장 예상


올해 신규 상장기업은 이달 27일 증시 입성이 예정된 솔루에타와 이지웰페어를 포함해 총 38곳이 된다. 지난해 28곳에 비해 30% 이상 늘었다. 내년에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정부도 증시 상장 문턱을 낮추고 있어 기업공개(IPO) 시장이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국내 IPO 시장은 고사 위기에 몰렸다. 2010년 106개 기업이 주식시장에 신규 상장했지만 이듬해인 2011년 79개, 2012년 28개로 3년 만에 3분의1로 줄었다. 이처럼 신규 상장기업이 급속히 감소한 것은 한국거래소의 까다로운 상장 심사기준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상장폐지 기업 수는 58개, 2012년 48개에 달했다. 상장폐지 기업들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지자 거래소가 신규 상장 기업들에 대한 심사기준을 강화하면서 증시 입성에서 고배를 마신 기업이 늘어났다. 경기 침체도 상장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IPO를 추진하는 기업이 제값을 못 받을 것을 염려하면서 상장을 몇 년씩 늦추는 기업이 늘어난 것이다.


상황이 나빠지자 거래소는 올해부터 상장 심사를 크게 완화했고 IPO 시장은 반등하기 시작했다. 정부도 코넥스시장을 신설하고 기술상장제도를 확대하면서 상장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경기 위축으로 차일피일 상장을 미루던 기업들도 자금 마련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 올 하반기부터 IPO 시장에 몰려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아미코젠 등 일부 기업들이 상장 이후 공모가 대비 1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IPO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12월 들어서면서 증시가 주춤한 틈을 타 일부 기업들이 상장 계획을 철회하고 나섰지만 내년 역시 자금 마련을 늦춰왔던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상장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면서 IPO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공모금액 1,000억원 이상 대형 공모주가 현대로템 한 기업에 그쳤지만 내년은 SK루브리컨츠·현대오일뱅크·BGF리테일·동부생명·KT렌탈·현대로지스틱스 등 대어급 공모주들이 IPO 시장에 줄줄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병수 KTB 자산운용 매니저는 "상장을 미뤄왔던 기업들과 신규 상장 의사를 밝힌 기업들을 정리해본 결과 약 60여개 기업이 내년 IPO 후보로 올라와 있다"며 "이들 기업이 모두 상장할 경우 공모 금액은 2조5,000억~3조5,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공모금액 1조5,000억원에 비하면 2배 이상 성장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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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해 상장했던 기업들의 주가도 양호하게 나타나면서 내년 IPO 시장을 밝히고 있다. 지난해는 신규 상장기업들이 연말까지 공모가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는 양상이 다르다. 지난 20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닥과 코스피에서 거래되는 36개 신규 상장 종목 가운데 절반이 넘는 19개 기업이 공모가보다 높게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신규 상장기업들의 주가가 높게 나타나는 것은 기관의 수요 예측에서부터 짐작이 됐다. 상장기업 컨설팅업체 피터앤파트너스에 따르면 올해 기관 수요 예측이 완료된 38개 기업의 평균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올해 기관 수요 예측 평균 경쟁률은 274.9대1로 지난해 199.5대1보다 30% 이상 상승했다.

고성민 피터앤파트너스 대표는 "정부가 상장 문턱을 낮추기 위한 정책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어 긍정적인 시장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내년 경기가 위축된다 하더라도 자금 마련을 늦출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기업이 많아 상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수 KTB자산운용 매니저 역시 "안정적인 글로벌 경기 환경과 더불어 정부 또한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해 코스닥 상장 규제를 대폭 완화한 점도 2014년 공모주 시장을 달굴 요인"이라며 "경기 회복 초입이던 2005·2009년에 공모금액과 공모주 수익률 모두 높았는데 2014년 공모주 시장도 당시와 비슷한 환경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김용사 한국거래소 코스닥상장심사부장도 "최근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내년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유가증권시장에서 굵직한 기업들이 상장 계획을 많이 가지고 있고 코스닥 역시 올해보다 상장 추진 기업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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