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술시장 봄바람… 고가작품 속속 팔린다

K옥션 '전재국 컬렉션' 완판 이어

마이아트옥션 고미술품 잇따라 낙찰

국내 1위 서울옥션 27일 경매 주목

마이아트옥션 경매에서 최고가에 낙찰된 '요지연도'

27일 서울옥션에 출품될 안중근의 유묵 '경천'

K옥션 경매에서 최고가에 판매된 김홍주의 '무제'


최근 고가 미술 작품 판매가 잇따르는 가운데 낙찰률과 낙찰금액 등이 늘어나면서 지난 몇 년간 침체를 지속했던 미술 시장에 봄바람이 부는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K옥션의 전재국 컬렉션 경매가 100% 낙찰된 데 이어 13일 마이아트옥션의 고미술 경매에서 주요 작품들이 고가에 팔리는 등 미술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국내 미술품 경매 업체 1위인 서울옥션의 경매가 오는 27일 예정돼 있는 만큼 이런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올해 미술 시장이 터닝 포인트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우선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지난해 말부터 진행된 전두환 미납 추징금 환수를 위한 경매인 '전두환 컬렉션'발(發) 훈풍이다. 지난 12일 K옥션이 열었던 '전재국 미술품 컬렉션'에 나온 압류 미술품 97점이 모두 팔렸다. 낙찰 총액은 13억 6,445만원이다. 이번 경매에서 주목을 끌었던 '꽃의 화가' 김홍주의 작품은 '무제'(225×225㎝·추정가 3,000만~1억2,000만원)가 1억5,000만원에 낙찰, 이날 최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날 열렸던 봄 정기 경매에선 낙찰률 71%, 낙찰금액 28억 4,000만원으로, 전재국 컬렉션을 포함한 총 낙찰금액은 42억원에 달한다. 지난 해 같은 기간 41억원(낙찰률 67%)과 비교해도 낙찰금액과 낙찰률 모두 늘어난 것으로, K옥션이 정기 경매보다 전재국 컬렉션 경매를 신경 썼던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현상이라는 게 중론이다. K옥션은 앞서 온·오프라인으로 세 차례 경매를 진행, 김환기의 1965년 뉴욕 시대 유화 '24-Ⅷ-65 South East'(낙찰가 5억5,000만원)를 비롯해 출품작 379점(애프터세일 3점 포함)을 모두 팔았다. K옥션이 총 네 번의 경매를 통해 거둔 금액은 41억9,535만원에 달한다. 서울옥션의 '전두환 컬렉션' 낙찰총액까지 합친 금액은 총 72억원으로, 경매 수수료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전액 국고로 환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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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고미술품 전문경매사 마이아트옥션이 열었던 봄 경매에선 고가의 낙찰품이 잇따라 나와 주목을 끌었다. 주나라 목왕이 서왕모가 사는 곤륜산 요지궁을 방문해 성대한 대접을 받는 장면을 그린 '요지연도' 병풍이 6억 6,000만원에 팔렸으며 조선시대 임금이 야외에서 쓰던 접이식 의자 '용교의' 역시 3억 5,00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 낙찰률 60%, 낙찰 총액 22억 7,000만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경매사가 당초 예상한 금액보다 5억원이나 많은 규모다. 마이아트옥션 김정민 과장은 "지난 2012년 1ㆍ4분기 15억 9,800만원, 지난해 1ㆍ4분기 10억 5,000만원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낙찰액을 기록했다"며 "최근 몇 년간 고가의 고미술품 판매가 거의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는 게 아닌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화랑협회와 코엑스가 지난 6~9일까지 열었던 '제32회 화랑미술제'도 관람객 3만6,000여명, 작품 620여점, 매출 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해 관람객 2만 5,000여명, 작품판매 570여점, 판매액 30억 8,000만원보다 크게 증가했으며 2012년 판매액 35억원보다 많은 규모다. 이처럼 올해 주요 미술 경매와 아트 페어에서 희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국내 1위 경매사인 서울옥션의 경매(27일)가 예상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경매시장의 50%를 차지하는 서울옥션은 미술 시장의 바로미터인 만큼 이번 경매에서 성과가 좋을 경우 미술 시장의 반등 신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옥션은 이번 봄 정기 경매에서 안중근 의사 유묵 '경천(敬天)'을 비롯한 157점을 출품하는데, 이를 위해 경매일을 아예 안중근 의사 순국일(3월 26일) 다음날로 정했다. '경천'은 안중근 의사가 사형 집행을 앞두고 일본인의 부탁을 받아 쓴 글씨로, 경매 추정가는 7억 5,000만원이다. 이밖에 조선 전기 선묘불화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아미타팔대보살도'(추정가 10억원), 박정희 전 대통령의 휘호 '자조, 자립, 자위'(5,000만~7,000만원), 김환기의 1960년대 작품 '섬'(7억~8억원) 등이 나온다.

미술시장 전문가인 최정표 한국아트밸류연구소장은 "지난 2007년 고점을 찍은 미술 시장이 5년 넘게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국내 유동 자금이 부동산 등 특별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만큼 오히려 미술 시장을 주목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술 시장이 10년에 한번씩 상승 곡선을 그리는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부터 서서히 반등세로 돌아서 앞으로 2~3년 이내 다시 호황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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