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월급 300만원 30년 재직 공무원, 현재 21만원 내고 171만원 받는데 …

김태일안, 30만원 내고 138만원 수령… 야당안, 27만원 내고 174만원 받아

공무원연금개혁, 김태일안-야당안으로 좁혀져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공적연금 강화 국민행동 간담회에서 이충재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당에서 구체적인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제시하면서 본격적인 여야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 여당은 자체 개혁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김태일 고려대 교수가 제시한 안을 토대로 야당과 절충점을 찾을 계획이다.

대타협기구 연금개혁분과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26일 분과위 마지막 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안과 김태일안으로 좁혀서 협상 테이블에 올려 본격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안은 공무원이 내는 보험료율인 기여율은 9%, 연금 지급률은 1.7%로 사실상 확정됐다. 전날까지만 해도 기여율은 '7%+α', 지급률은 '1.9%-β'로 밝힌 채 구체적인 α와 β의 수치는 "대타협기구에서 협의할 사항"이라며 공개를 꺼렸으나 현행보다 기여율은 2%포인트 올리고 지급률은 0.2%포인트 낮춘 수준이다. 새정치연합안은 기여율 중 4.5%, 지급률 중 1.0%는 국민연금과 같은 방식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갖췄고 나머지 부분은 낸 만큼 받는 소득비례 방식이다.

김태일 교수가 제안한 안은 새누리당의 개혁안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재직자는 기여율을 10%로 올리고 지급률을 1.25%로 낮춘다. 신규자는 기여율과 지급률을 각각 4.5%, 1.0%로 낮춘다. 여기까지는 새누리당안과 동일하지만 김 교수는 재직자와 신규자의 기여율 격차 평균치(4%)에 정부의 매칭펀드(2%)를 더한 '저축계정'으로 연금 감소분을 보전해주기로 했다.


월소득 300만원의 공직자가 30년 근무했을 때를 가정해 현재 시점(2014년 기준 최근 3년 공무원 평균 월 438만원)에서 연금액을 산정하면 야당안은 월 174만원을 받는다. 김 교수의 안에 따르면 연금액 138만원에 저축계정 18만원(공무원 12만원·정부 6만원)을 더해 월 156만원이 된다. 현행 제도에서 받는 월 171만원에 비해 야당안은 3만원 더 많고 김 교수 안은 15만원이 적지만 김 교수 안에는 별도의 퇴직수당을 민간 근로자 수준으로 주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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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안은 지금보다 연금 수령액이 늘어나 개혁 취지에 어긋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지금보다 공무원들이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도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현행 월 21만원(기여율 7%)인 보험료가 월 27만원(기여율 9%)으로 올라간다.

김 교수 안을 따르면 공무원들이 부담해야 하는 돈이 크게 늘어난다. 매달 보험료 30만원(기여율 10%)에 저축계정 12만원(4%)을 더해 총 42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지금보다 무려 두 배나 늘어나는 것이다.

여야는 대타협기구 활동 종료까지 두 가지 안을 놓고 협상을 벌이며 공무원노조를 설득할 계획이다. 공무원단체는 일찌감치 김 교수 안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김 교수 안은 재직자와 신규 공무원을 편 가르기 하는 구조개혁 방식이어서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안도 공무원에게 더 큰 부담을 강요한다며 비판하고 있지만 대타협기구 내에서 김 교수 안과 새정치연합안이 제시된다면 공무원단체에서는 새정치연합안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

공무원노조는 내부적으로는 기여율을 8%까지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연금액을 결정하는 지급률 인하에는 여전히 반대했다.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지난 2009년 개혁 이후 추가 개혁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대타협을 위해 어느 정도 양보할 수는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안양옥 교총 회장도 "(여야가 제시한) 수치와 관련해 공무원들이 희생할 각오가 돼 있는 부분도 있다"며 "인사정책적 문제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언급, 기여율 인상이나 지급률 인하 등의 모수개혁을 수용하되 정년 연장이나 복지대책이 반대급부로 주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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