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절묘한 국민카드ㆍ은행 인사

“결국은 통합으로 가기 위한 사전 포석 아니겠느냐.” 지난 5일 저녁 국민은행 이사회에서 결정된 인사 소식은 국민-주택은행 합병 이후 1년여 동안을 끌어 온 국민카드와 국민은행 카드사업본부의 통합 문제가 조만간 귀결될 것임을 예고했다. 국민카드와 주택은행 카드사업부를 전신으로 둔 국민BC간 통합은 더 이상 쥐고 있기 어려운 `뜨거운 감자`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주택은행 출신의 부행장을 국민카드 사장으로 보내고 국민카드 부사장을 은행의 카드사업부문 담당 부행장으로 불러들이는 교차 인사를 단행, 자회사측 불만을 최대한 상쇄하면서 통합을 기정 사실로 인식시키는 묘수를 둔 셈이다. 다만 통합에 이르는 앞길은 오리무중이다. 특히 이시영 국민카드 부행장이 자회사 임원으로는 이례적으로 국민은행 부행장으로 자리를 옮긴 데 대해선 해석이 엇갈린다. 국민카드 관계자들은 이 부행장의 `발탁`이 국민카드와 은행간 대화 창구가 되는 것은 물론, 추후에 국민BC 흡수를 이끌어 낼 `트로이의 목마`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적잖이 걸고 있다. 국민카드 관계자들은 이 부행장이 “국민카드와 은행간 대화의 창구가 될 것”이라며, 나아가 “통합문제에서 국민카드를 종속이 아닌 대등한 입장으로 이끌어줄 것”이라는 기대에 찬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무엇보다 당초 외부인사 영입설이 유력했던 국민카드 사장 자리에 조봉환 국민은행 부행장이 내정된 점은 국민BC의 국민카드 흡수설에 힘을 싣는다. 일부에선 이 부행장에 대한 인사가 국민카드 노조의 반감을 무마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시각도 제기되는 실정. 국민카드 노조측은 조 사장 내정자의 통합 구상에 대한 우려와 함께, 조 사장 내정자가 국민카드를 국민BC에 흡수시키려는 의사를 보일 경우 이달 말로 예정된 주총을 저지하는 강수를 두겠다는 입장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과 같은 카드사업의 이원체제를 언제까지고 끌고 갈 수는 없다는 점이다. 카드사들이 실적 악화를 이유로 수수료 인상과 잠재 부실 쳐내기에 나서는 등 적자 경영의 부담을 고객들의 몫으로 돌린다는 비난이 가시지 않는 상황에서, 비효율의 뿌리를 근절하기 위해 이시영 부행장과 조봉환 사장 내정자, 그리고 김정태 행장이 어떤 결론을 내릴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신경립기자(생활산업부)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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