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금은 입춘절기"
李부총리 낙관론… 2분기 5.6%성장 가능
1일 과천정부청사 에서 열린 경제장관 간담회에 참석한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이호재기자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9일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경기상황을 ‘입춘(立春) 절기’로 표현해 관심을 모았다. 이 부총리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경기가) 아직은 꽁꽁 얼어붙은 2월 초 한겨울에 있는 느낌”이라며 “하지만 기운 자체는 봄을 향하고 있다”고 비유했다.
그는 “어렵지만 내수가 좋아지는 기미를 보이는데다 수출도 활발하고 투자도 5월부터는 플러스로 전환되고 있다”며 “체감경기는 좋아진 것 같지 않지만 숫자로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부총리는 특히 “한국은행이 2ㆍ4분기 경제성장률을 5.4%로 보고 있는데 그보다는 높은 5.6% 정도를 기록할 것”이라며 “신용불량자 문제가 조심스럽지만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올 하반기는 상반기와 패턴이 달라질 것”이라며 “상반기에는 수출 부문에서 6% 성장에 기여하고 내수가 0.6% 정도 성장을 까먹었지만 하반기에는 내수도 성장에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며 낙관론을 폈다. 박승 한은 총재의 낙관론에 이어 또 한차례 경기논쟁을 불러올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부총리는 경기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반성’이라는 표현을 빌려 언론에 돌리기도 했다. 그는 “몇달 동안 수없이 많은 정책을 발표ㆍ시행했지만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지나치게 비관적인 환경을 만든 감이 없지 않다”며 “이제 (언론에) 협조를 구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언론과의 형식적인 관계에 너무 매달렸고 정책의 배경과 기대효과에 대해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이나 환경을 갖지 못했던 점을 반성한다”며 “정부의 논리를 강변하는 자리가 아니라 정책배경을 브리핑하고 토론하는 자리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희망했다. 이 부총리는 첫 시험대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들과 재경부 국장급 이상 간부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오는 16일 기자들과 ‘일본식 장기불황의 타당성’ 등을 주제로 세미나를 갖는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현상경기자 hsk@sed.co.kr
입력시간 : 2004-07-09 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