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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석학에 듣는다] "美·유럽, 경기부양 약발 다해… 내년부터 다시 침체 가능성"

<4> 쑹훙빙 中 환구재경연구원장 <br>美, 2년후 채권 대거 만기<br> 2차 달러화 위기 맞을 것 <br>中추가 경기부양 없다면<br> 내년엔 뚜렷한 하강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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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석학에 듣는다] "美·유럽, 경기부양 약발 다해… 내년부터 다시 침체 가능성"
쑹훙빙 中 환구재경연구원장 美, 2년후 채권 대거 만기 2차 달러화 위기 맞을 것 中추가 경기부양 없다면 내년엔 뚜렷한 하강곡선
베이징=이병관특파원 yh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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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 '재정적자 축소'와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지만 결국 모두 놓칠 수밖에 없는 게임을 벌이고 있습니다. 경기부양책을 쓰면 재정위기가 초래되고 재정적자를 축소하면 경기가 후퇴할 수밖에 없는 덫에 빠져 있습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세계의 주목을 끌었던 쑹훙빙(宋鴻兵) 환구재경연구원장의 세계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싸늘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이후 미국은 이미 쇠락하기 시작했다"며 "미국 국채의 대규모 만기가 돌아오는 오는 2012년부터 미국은 막대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제2차 달러화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쑹 원장은 "중국ㆍ인도ㆍ한국ㆍ남미 등 신흥 경제권과 나날이 쇠퇴하는 기존 선진 경제권과의 관계가 어떻게 설정될지는 앞으로 글로벌 정치역학에서 가장 불확실한 변수"라며 "이들 양대 경제권 간에 대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시 차오양취에 있는 환구재경연구원 사무실에서 쑹 원장을 만났다.

-글로벌경제가 주요 국가들의 경기부양에 힘입어 회복되고 있는데요.

-▦현재의 경기회복세는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에 따른 것으로 정부의 막대한 채무 증가를 전제로 한 것입니다. 정부ㆍ기업ㆍ개인의 채무가 급증하면 경제는 붕괴합니다. 올 하반기부터 미국과 유럽의 경기회복세는 힘을 다한 후 내년부터 다시 침체 국면으로 돌아설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 5월 부동산 분양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33%나 줄어들었는데 이는 금리인하 및 대출확대에도 불구하고 실업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정부 경기부양 조치가 없으면 미국 경제가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2008년 이후 시작된 미국의 경기부양 조치는 약효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선진국들은 2013년까지 재정적자의 절반을 감축하기로 했는데 실현 가능하다고 보시나요.

-▦이론상 가능하지만 반드시 경기하락을 동반하게 됩니다. 구미 국가들은 재정적자 감축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달성하려고 하지만 이는 동시에 실현될 수 없습니다. 재정투자를 줄이다 보면 경기가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면 정부는 또 다시 경기부양책을 쓸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재정위기로 연결됩니다. 선진국들도 그리스ㆍ스페인 등에서 나타난 국가 재정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해 4월에서 10월 사이에 2차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2차 금융위기가 일어날 것으로 보십니까.

▦최근의 유럽 재정위기가 2차 금융위기입니다. 스페인ㆍ포르투갈ㆍ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은 이미 금융위기를 겪었습니다. 유럽 6개 국가들의 경우 앞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1년 미만 단기 국제채무와 경상적자를 합치면 국내총생산(GDP)의 35%를 넘습니다. 이는 1997년의 아시아 외환위기 때보다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달러화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저서 '화폐전쟁 2'에서 2024년에 세계 단일화폐가 탄생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지금의 추세와 다른 것 아닌가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1개월 전인 2007년 6월에도 미국의 금융위기를 전혀 예견하지 못했지만 결국 위기는 들이닥쳤습니다. 2008년 말 금융위기가 터지기 3~4개월 전에도 금융시스템의 심각한 위험 조짐이 없다 돌연 금융위기가 발생했습니다. 경제 흐름을 판단할 때 감(感)을 바탕으로 할 것이 아니라 전개 추세, 위험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어떤 위험요소가 있다고 봅니까.

▦2008년 이래 미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발행했던 채권들이 2012년부터 2014년 사이에 대거 만기를 맞습니다. 최근 2년 동안 미국의 누계 부채상환 규모는 9조6,000억달러에 달하는데 미국 정부와 금융시장은 이런 엄청난 부채를 감당할 능력이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달러화는 제2차 위기를 맞을 것입니다. 달러화가 앞으로 20년 혹은 30년 동안 지금처럼 기축통화의 자리를 유지해나갈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중국은 달러화 불안 우려에도 꾸준히 미국 국채 등 달러화 자산을 사들이고 있는데요.

▦저는 이미 2007년에 중국 정부 및 기업ㆍ국민들까지도 황금 비축을 크게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달러화의 평가절하가 앞으로 가속화할 것이기 때문에 달러화 보유는 현명하지 못한 선택입니다. 대량의 미국 국채 보유는 손실을 가져올 것입니다. 현재 중국 정부 내부에서는 달러화 보유를 고수하려는 측과 황금비축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존하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결론이 날지 알 수 없습니다.

-중국과 미국은 지난해부터 위안화 환율 문제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데요.

▦미국은 위안화 문제를 정치적 무기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언론 등 모든수단을 동원해 중국에 위안화 절상 압력을 가한 다음 반대급부로 미국 국채를 팔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중국에 미 국채를 사달라고 요구하면 협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먼저 위안화 절상 압박을 가해 중국이 스스로 미 국채를 사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미국은 올해만 경기부양을 위해 3조5,000억달러의 돈이 필요합니다.

신흥-선진국 양대 경제권
마찰·대충돌 일어날 수도
韓·中경제는 상호 보완적
공동이익 창출 부분 많아


일련의 흐름을 보면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박 강도는 중국의 미 국채 매입 여부와 관련이 있습니다. 중국이 3월 378억달러의 미국 국채를 팔자 미국 정부는 3월말부터 위안화 절상 압박 강도를 높이기 시작했고 중국이 4월 다시 178억달러의 국채를 매입하자 위안화 절상 압력은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러다 5월부터 다시 미국이 위안화 절상 압박을 시작했는데 아마 5월에는 중국이 국채를 팔았을 확률이 높습니다(미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중국은 5월 중 미 국채를 325억달러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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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가치가 결국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요.

▦대부분 사람들이 위안화가 절상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절상ㆍ절하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습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2년 전 위안화가 절상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틀렸습니다. 내년에는 위안화가 오히려 절하될 수도 있습니다. 중국이 복수통화바스켓 제도로 이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유로화가 계속 절하되면 위안화는 절상이 아니라 절하될 수도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무역결제 확대 등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앞으로 위안화의 위상을 어떻게 전망합니까.

-▦중국은 조만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떠오를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한 국가의 경제력이 엄청나게 커지면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이 해당 국가의 화폐를 무역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따라서 위안화가 무역결제의 필수 화폐로 부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현재 추세로 볼 때 5년에서 10년 안에 위안화가 아시아 지역에서 무역결제 수단으로 널리 사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4조 위안 규모의 재정부양책이 종료되면서 경기부양 효과도 줄어 내년부터는 중국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중국 경제가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제2차 경기부양책이 필요합니다. 제2차 경기부양책이 없다면 내년에는 뚜렷한 하강곡선을 그릴 것입니다.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결국 1930년대 대공황과 맞먹는 장기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는데요.

▦유럽ㆍ미국ㆍ일본 등 선진국들은 소비가 살아나기 힘들기 때문에 1930년대와 비슷한 장기적인 침체를 겪을 것으로 봅니다. 특히 미국은 과도한 개인 부채가 두고두고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입니다. 더욱이 선진국들의 경우 인구 고령화로 경제의 활력이 떨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ㆍ인도 등 신흥 아시아 국가는 물론 아프리카 및 남미 국가들의 경제 규모가 확대되면서 거대한 경제권이 형성될 것입니다.

이처럼 선진국 경제는 위축되는 반면 신흥 경제권이 부상하면서 이들 양대 권역간에 마찰이나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고 이것이 앞으로 글로벌 정치역학에서 가장 불확실한 변수입니다.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경제권이 선진국 경제를 견인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를 막을 수도 있지 않나요.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글로벌 정치가 상대적 균형을 이루면 아시아 신흥국가의 경제발전이 유럽ㆍ미국 등 선진국가들이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즉 아시아 국가들이 소비하고 선진국이 수출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선진 경제권이 아시아 등 신흥 경제권의 급부상에 위협을 느끼고 견제에 나설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경우 선진국들이 도발적인 외교전략을 구사할 것이고 이는 신흥 경제권과 선진 경제권의 첨예한 충돌을 초래할 것입니다.

-저서 '화폐전쟁 2'에서 2024년에 글로벌 단일통화가 출현하고 그후 세계의 빈부격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글로벌 단일통화는 하나의 가능성이지 실현성은 높지 않습니다. 내 책에서 글로벌 단일통화를 거론한 것은 위험성을 세상 사람들에게 경고한 것이지 꼭 그렇게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단일통화 실현을 막기 위해 신흥 개도국들이 힘을 합쳐 지역 통화 창설에 나서야 합니다. 글로벌 단일통화의 실현 가능성은 낮지만 만약 성사된다면 선진국 중심의 통화질서가 될 것이기 때문에 신흥국에는 매우 힘든 상황이 될 것입니다. 미래에는 아시아권 중심의 통화, 유로화, 달러화 등의 3개 통화가 삼각 경쟁 구도를 펼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먼저 글로벌 금융위기를 탈출했지만 앞으로 경제 활로를 걱정하는 시각이 많은데요.

▦선진국의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만큼 한국도 앞으로는 신흥국가를 상대로 하는 성장전략이 필요합니다. 물론 유럽ㆍ미국ㆍ일본 시장의 성장 공간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잠재력과 속도는 신흥국보다 떨어집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은 경제가 상호 보완적이고 공동의 이익을 창출할 부분이 많다고 봅니다.



■ 쑹훙빙(宋鴻兵)은 누구
금융위기 정확히 예측 '화폐전쟁'저자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한 '화폐전쟁'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국제 금융전문가. 쑹 원장은 선양(瀋陽) 둥베이(東北)대에서 자동제어학을 전공한 후 지난 1990년대 초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의 통신ㆍ의료 관련 민간 기업과 국책 모기지 기관에서 일하면서 14년간 미국을 다각도로 분석하는 시각을 키웠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2007년)가 일어나기 앞서 2006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을 예견한 '화폐전쟁 1'을 출간해 국제적으로 주목 받았다. 지난해에는 지난 300년간 전쟁의 배후에서 정권을 쥐락펴락하며 세계를 지배해온 국제금융자본의 계보를 픽션을 곁들여 낱낱이 파헤친 '화폐전쟁 2'를 펴냈다. 지난해 11월 비즈니스위크가 뽑은 '2009년도 가장 영향력 있는 중국인 40명'에 선정됐다.

▦1968년 쓰촨성 청두 ▦1990년 선양 동북대 자동제어학과 ▦1996년 아메리칸대학교 교육학 석사 ▦2003~2007년 미국 모기지 회사인 프레디맥과 페니매 근무 ▦2007년~ 훙위안증권 국제금융 수석전략가 ▦2009년 환구재경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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