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등」 사후 한­중 경협/장행복 무공 상해무역관장(특별기고)

○중 긴축정책 가능성등소평의 사망은 앞으로 중국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예측가능한 상황은 크게 네가지다. 현재처럼 강택민중심의 집단지도체제, 과도집단지도체제 후 급진적 개혁파의 정권장악, 이붕중심 보수파의 정권장악, 지방분열 및 연방제 등이다. 현단계에서 가장 유력한 상황은 최소한 오는 97년까지 강택민중심의 집단지도체제가 유지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강택민 주석, 교석 전인대 상무위원장, 이붕 총리 등 고위층 어느 누구도 권력기반을 확실히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에 과거 등소평과 같은 일방적 1인독재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강택민·주용기체제가 그대로 확립된다고 가정한다면 중국은 대체로 안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개혁개방과 함께 중국경제가 고성장의 길로 치닫고 있지만 여러가지 문제점도 다수 발생하고 있어 이의 해결여부는 앞으로 강택민 중심체제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가 주요관건으로 작용할 것이다. ○분권화… 교역은 늘 듯 등사후 중국의 권력구도가 어떻게 변화되는지에 따라 우리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우리 기업입장에서는 강택민중심체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물론 유리하다. 등사후 중국정부가 경제운영기조를 어떻게 정하느냐는 우리기업 입장에서 큰 문제가 된다. 개혁개방의 기수 등소평의 사망은 경제성장 중시론자들의 입지를 좁힘으로써 앞으로 경제운영구도가 보다 강력한 긴축정책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 우선 교역면에서 보면 중국은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을 위해 대대적인 관세인하 등 획기적인 시장개방조치를 단행하고 있지만 등사후 긴축정책을 완화하지 않고 오히려 강화한다고 할 경우 우리기업의 수출유발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왜냐하면 우리의 주종수출품목인 철강, 내구소비재 등의 관세율은 그 인하폭이 소폭에 그칠뿐더러 긴축정책강화로 내수경기억제, 고정투자제한 등으로 수출여건이 크게 악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기업의 입장에서는 중앙정부의 통제력약화로 사업기회가 과거 중앙차원에서 지방별로 확대되고 거래선도 다양화됨으로써 교역은 오히려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다. ○현지자금조달 애로 한편 투자기업에 미치는 영향도 긍정적·부정적 측면 등 두가지 양상을 보이며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요인이 더 클 것이다. 먼저 제3국 수출을 위주로 하는 투자기업의 경우 긴축정책으로 인해 경기과열양상이 진정되면서 수입원자재가격을 하락시키는 동시에 물가와 임금인상압력이 완화되는 등 생산비용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일 것이다. 그러나 내수시장진출을 위주로 하는 투자기업의 경우 긴축정책으로 인해 나타나는 소비억제효과와 수요위축으로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투자진출 초기에는 자금을 주로 한국에서 조달하지만 회사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어느정도 기반을 잡게 되면 운영자금을 중국내 현지 은행에서 조달해야할 필요성이 커진다. 그러나 경상계정에서 인민폐의 태환화방침이 발표되었지만 중국의 금융관리강화가 지속된다면 대출받기가 여전히 어려울뿐만 아니라 규모 또한 제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기업재무구조가 취약하거나 보유자금이 부족할 경우에는 자금조달면에서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한 경영악화가 예상된다. ○일시적 투자위축도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관리감독도 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중국측이 목표했던 외국의 자금, 첨단기술, 선진경영 기법도입으로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룩하였지만 이와함께 각종 부작용 또한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따라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우대조치를 축소시켜야 한다는 중국내부의 의견을 적극 수용함으로써 외국인투자우대조치철폐 및 외국인투자기업관리감독강화를 중국의 민족정신강화를 통한 체제안정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것도 충분히 가정해 볼만하다. 결국 등소평이 사망했지만 어느정도의 혼란기를 거쳐 현재와 같은 개혁개방정책은 지속될 것이라는 것을 가정할 때 우리의 대중진출 기조도 근본적으로는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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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행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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