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러시아 '에너지 전쟁' 글로벌 판도 흔든다

세계시장 패권잡기 기싸움… 셰일·천연가스 등 곳곳서 맞불


'미국 전략비축유(SPR) 방출,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 프로젝트 승인, 10년 넘게 지연되던 러시아·중국 천연가스 공급계약, 야말 등 대규모 천연가스 개발 가속도….'

미국과 러시아가 에너지 패권을 둘러싸고 한치의 물러섬 없는 싸움을 전개하고 있다.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 에너지 패권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두 강대국이 상반기에만 벌인 다툼은 숨이 가쁠 정도로 빠르고 강력하다.


셰일 혁명으로 에너지 패권을 넘보는 미국은 지난 3월 SPR를 전격 방출했다. 국제사회는 셰일가스 개발로 '팍스 사우디아메리카'의 지위에 오른 미국이 본격적으로 '러시아 견제'를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캐머런 LNG 수출 터미널 프로젝트도 승인했다. 미국이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해 러시아의 영향력을 축소하려는 의중이 있다.

관련기사



도현재 에너지경제연구원 창조경제연구실장 실장은 "승인 대기 중인 LNG 프로젝트 물량의 대부분은 아시아로 가겠지만 유럽행도 포함돼 있다"며 "셰일 혁명으로 국제가스 가격이 안정된 가운데 유럽의 가스 의존도 감소로 러시아의 정치적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전략국제연구센터의 에드워드 초 선임 연구원은 "셰일가스나 타이트오일 수출은 미 경제에 이익이냐, 아니냐는 차원을 넘어 지정학적·외교적 정책의 문제"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현대판 '차르'로 부상한 힘은 천연가스다. 에너지 패권에 위협이 되자 과감하게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까지 편입시켰다. 러시아는 유럽의 가스 소비량 30%를 공급하는데 그중 16%는 우크라이나 가스관을 경유한다. 결국 영향력을 더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차르'의 야망을 깨려는 미국의 행동은 간단치 않자 러시아도 강한 반격을 내놓고 있다. 5월 중국과 10년 넘게 끌어오던 대규모 천연가스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또 셰일가스의 파급력을 줄이기 위해 러시아는 야말·사할린·발틱 등의 천연가스는 물론 셰일가스 개발로 맞불을 놓고 있다.

하지만 힘의 균형은 미국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에너지 공기업의 한 고위관계자는 "러시아는 최근 미국으로부터 작은 정보를 하나 얻고 바짝 긴장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앞바다에 대형 가스기화선, 즉 LNG를 배 위에서 기화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배를 띄우겠다는 내용이었다"면서 "배를 띄우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육상에 짓는 LNG기화시설을 배에서 만들면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로부터 가스공급을 받지 않아도 되고 유럽으로의 공급도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그는 "패권 다툼의 균형은 아무래도 미국 쪽으로 기우는 듯싶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