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투자 시장의 불균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
박종수(사진) 금융투자협회장은 26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 호텔에서 열린 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 경영자 조찬회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조찬회 강연자로 나선 박 회장은 "국내 금융투자산업은 수익성 악화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진단하며 침체 원인으로 ▦금융업권 간 불균형 ▦낮은 기관투자자 비중 ▦금융규제 강화 ▦비즈니스 모델 개발 부진 등을 꼽았다.
박 회장은 “대형사 중심의 은행ㆍ생명보험업종은 높은 시장 집중도를 보이는 반면, 금융투자업은 다수의 회사가 규모에 관계없이 유사한 사업 모델로 경쟁하다 보니 집중도나 수익성이 떨어진다”며 “은행 예금이나 보험료 적립금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펀드 규모는 2008년 이후 줄곧 감소세를 이어오는 등 업권ㆍ자금 불균형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투자회사 1사당 평균 총자산 규모는 은행의 5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박 회장의 설명이다.
박 회장은 금융투자산업의 침체 요인을 극복하기 위한 장기 방안으로 기관투자자의 역할확대를 꼽았다. 그는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매도를 받아주는 순매수 주체로서 충격을 흡수해주는 시장안정기능을 수행하지만, 기관투자자 주식 보유 비중은 13%에 불과하다"며 "연기금 등 기존 기관투자자의 자본시장 참여를 확대하고 퇴직연금 등 새로운 기관투자자 육성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기관투자)이 실물경제로 흘러 들어가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퇴직연금펀드나 재형펀드, 학자금펀드 등 장기 운용이 가능한 펀드 육성ㆍ확대해 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선진규제를 언급하며 자본시장법 개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국내외 금융산업 규제가 우리 금융투자산업 발전을 오히려 저해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시장과 산업 발전을 선도하는 규제가 필요한 시기"라며 "특히 자본시장법 개정은 투자은행(IB)과 사업모델 차등화, 수익원 다양화 등의 기본 조건"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 밖에도 금융투자업계 스스로 (수수료 경쟁보다는) 비즈니스모델과 금융상품 개발 등에 힘써줄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