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렛츠 피자(Let's Pizza)'는 피자를 판매하는 자판기를 개발했다. 렛츠 피자의 피자 자판기 특징은 이미 만들어진 피자를 자판기 속에서 데우는 것이 아니라 자판기 속에 토핑을 얹는 로봇 팔, 오븐 등의 장치가 들어 있어 자판기 속에서 피자가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이 자판기 안에는 물, 밀가루 반죽, 토마토소스, 야채, 햄 등이 원재료 상태로 들어 있다. 고객이 버튼을 누르면 약 3분 만에 피자를 만들어 배출구로 내놓는다. 자판기에 부착돼 있는 메뉴 버튼은 4가지지만 자판기에 투입하는 식재료를 달리하면 100가지 이상의 피자를 만들 수 있다. 자판기 전면은 큰 통유리로 돼 있어 피자가 만들어지는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피자를 배달 주문하는 것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짧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 자판기는 피자의 고향인 이탈리아를 비롯해 영국 등 유럽 지역에 보급돼 있다.
미국의 '인스티메드(InstyMeds)'는 지난 1999년 의사 처방대로 약을 제조해 제공하는 자판기를 개발했다. 이 자판기 안에는 감기 등 흔한 질병에 자주 처방되는 약을 위주로 100여종의 약들이 작은 플라스틱 병 안에 포장된 상태로 들어 있다. 고객은 음료수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구입하는 것처럼 처방약 자판기에서 약병을 꺼낼 수 있다.
의사가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한 후 처방전을 컴퓨터에 입력하면 처방전이 곳곳에 배치된 인스티메드 자판기에 전송돼 저장된다. 환자가 편리한 시간에 가까운 자판기에 찾아가 고유 처방번호를 입력하면 처방약을 받을 수 있다.
인스티메드는 병원과 약국을 비롯해 개인 창업자 등을 대상으로 이 자판기를 보급하고 있다. 이 자판기는 병원 주변뿐만 아니라 약국이 없는 주택가 지역에 주로 설치된다. 현재 미국 30여개 주에 보급돼 140만 명의 환자가 사용하고 있다. 약사들이 업무를 줄일 수 있고 환자들은 24시간 편리하게 처방약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강병오 중앙대 겸임교수(창업학 박사)는 "자판기 사업은 무점포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비자 수요만 충분하다면 수익성이 높은 창업 아이템"이라며 "우리나라도 기술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만 찾는다면 색다른 자판기 사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