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권 배당잔치제동

당국 "내부유보금 더 적립하라" 자제주문

금융당국이 지난해보다 실적이 호전된 금융지주사와 은행, 농·수협, 산림조합 등 금융권의 배당자제를 주문하고 나섰다. 올해 경제전망이 불투명한데다 금융권 부실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특히 일부 상호금융사의 경우 조합장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해 과도한 배당을 실시할 수도 있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금융지주사와 은행, 농·수협, 산림조합 등에 대해 배당을 자제하고 내부유보금을 충분하게 적립하라고 지시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12월 결산을 앞두고 충당금을 충분히 쌓으라는 입장을 은행들과 상호금융사에 전달했다"며 "충당금을 충분히 쌓을 때는 순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결과적으론 배당도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올해 불투명한 경제상황 등을 고려할 때 향후 금융권의 부실이 증가할 경우에 대비해 금융사들이 자체적인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권에서는 높은 실적으로 올린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지주ㆍ외환은행 등의 배당이 점쳐지고 있다. KB금융지주는 대손충당금 적립과 6,000억원대에 달하는 명예퇴직금 지급으로 배당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도 전년 대비 큰 폭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외환은행 인수 자금 마련 등을 감안할 때 배당을 유보하거나 최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은 종합검사시 은행들이 적절한 배당을 했는지 면밀히 따질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만간 외환은행 등 은행에 대한 종합검사가 실시할 예정"이라며 "적정한 배당을 했는지는 살펴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은행들도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라 이를 감안해 배당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이 개선된 만큼 전년보다는 배당 규모가 늘어야 하지만 당국의 지시가 있었던 만큼 적정 수준에서 배당이 이뤄지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일부 상호금융사의 경우 단위조합장들이 인기관리를 위해 조합원들에게 적정 수준을 뛰어넘는 배당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많아 배당의 적정성을 면밀히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저금리로 인한 연체율 하락과 주식시장의 호조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익 상승으로 상호금융사들의 이익이 전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지만 배당보다는 건전성 관리가 우선 과제인 만큼 상호금융사들의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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