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박용선 웅진코웨이개발 사장

“렌탈마케팅을 앞세워 환경가전 산업군을 형성해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정수기, 연수기, 비데 등을 판매하는 판매전문업체 웅진코웨이개발 박용선(47) 사장은 환경가전 산업을 창출하고, 이 분야 최고 회사로 우뚝 서겠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취임 5년째를 맞는 박 사장의 감회는 남다르다. 그는 97년 웅진그룹 내 최연소 대표로 웅진코웨이개발 사장에 취임했다. 박 사장은 당시 저조하던 정수기 판매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업계 최초로 `렌탈정수기`제도를 도입했다. 8년간 정수기 판매량이 30만대에 불과해 위기에 봉착했던 회사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결과는 대성공. 98년 80여명으로 시작한 서비스관리 전문가 `코디` 조직은 현재 100배가 넘는 9,000여명으로 늘어났고, 렌탈 제도를 도입한 해에 4만 여명이었던 렌탈 회원도 이달 안에 2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매출과 순이익의 성장세는 실로 눈부시다. 98년에는 매출 894억원, 순이익 4억5,000만원을 기록해 순익구조가 부실했지만, 매년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어가 지난해에 매출 7,387억원에 순이익 353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8배 이상, 순이익은 80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올해는 비데, 공기청정기, 연수기 등 정수기 이외의 사업을 강화해 매출 9,43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웅진코웨이개발이 이처럼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데 대해 “탄탄한 기업이미지를 바탕으로 렌탈 마케팅을 업계 최초로 도입, 초기 구입비용을 대폭 낮춤으로써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이라며 “서비스전문가 `코디`를 통해 정수기의 근본적인 문제인 사후관리에 매진하고, 정수기 주 사용 고객인 주부들과 가정, 건강, 교육문제 등까지 상담하는 `정`마케팅을 구사한 것이 큰 호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웅진코웨이개발은 최근 들어 정수기 외에 비데, 공기청정기, 연수기 등에 대한 렌탈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비데, 공기청정기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렌탈 판매제도를 도입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 박 사장은 “올해 공기청정기 시장은 3,000억원, 비데 시장은 2,500억원 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돼 신환경산업군이 형성될 것”이라며 “환경가전은 선진국형 생활문화가 확산되고 환경오염이 심각해질수록 성장할 것이므로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해 관련제품 개발 및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일부에서는 정수기시장의 60% 가량을 차지해 공히 업계 1위인 웅진코웨이개발이 다른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데 대해 정수기사업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박 사장은 이에 대해 “정수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은 시기상조”라고 잘라 말하고, “정수기 보급률이 약 30%에 달한다는 게 정설이지만, 아직까지 업소, 사무실, 공공건물 등 잠재시장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수기시장을 더욱 확장하기 위해서는 다른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사후관리를 강화해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기업으로서의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근 웅진코웨이개발은 다소 복잡한 행보를 보였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웅진코웨이와 더불어 쌍용화재 매입에 참여해 양해각서까지 체결했지만 결국 무산된 것. 또한 지난 18일에는 웅진코웨이에 자사의 방문판매 조직을 225억원에 매각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헐값에 판매조직을 넘겼다` 혹은 `향후 웅진코웨이와의 인수합병을 통한 우회등록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 사장은 이에 대해 “쌍용화재 인수는 기존 렌탈 및 판매망을 강화시키고 사업군을 확대하기 위해 웅진그룹 측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했지만, 시장반응이 너무 나빠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판매조직 매각에 대해서는 “웅진그룹 전체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결단이었고, 양사 인수합병에 대한 계획이나 일정은 전혀 없다”고 강조하다. 그는 이어 “방문판매조직 매각은 웅진코웨이개발이 지난해 포천에 설립한 비데와 정수기 필터 생산공장이 경쟁력을 갖고, 양사가 윈-윈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최근의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업계 선두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지금은 소비심리 자극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새로운 상품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이를 위해 올해 비데와 공기청정기의 렌탈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고, 차별화한 코디시스템을 통한 CRM을 기반으로 국민들이 깨끗한 환경 속에서 건강한 생활을 하는데 일조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영철학과 스타일 `맑고, 밝고 그리고 붉게.` 박 사장은 서글서글한 눈매가 말해주듯 인간적인 면이 돋보이는 CEO다. 그는 소탈한 성격으로 직원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한다. 사내 축구동아리에 가입해 직원들과 함께 땀을 흘리기도 하고, 매년 마라톤 대회에도 참가해 레이스를 완주하기도 한다. 박 사장이 항상 강조하는 경영철학은 `맑고, 밝고 그리고 붉게`다. 투명하고 공정한 판단을 내리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열정적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그의 지론을 집약해 표현한 말이다. 실제로 박 사장은 이같은 경영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사내에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다. 가장 눈에 띠는 것은 공정한 의사결정을 위해 도입한 `반디`라는 제안제도. 이 제도를 통해 사원들은 제품에 관한 아이디어 뿐만 아니라 사무, 제도, 기업문화 개선 등 다양하고 광범위한 범위에 걸쳐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또한 전국 9개 서비스 아카데미와 10개 기술 아카데미에 전문강사를 두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서비스 요원을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 사장은 “무엇보다도 활기차고 생기가 넘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서로 칭찬하고 아껴주고 `정`을 나누다 보면 자연스레 `일할 맛 나는 회사`가 되고 생동감이 넘치게 된다”고 말했다. ◇약력 ▲1957년 서울 출생 ▲1984년 홍익대 경영학과 졸업 ▲1991년 한양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1981년 졛裏湛壙固뻤킬?입사 ▲1994년?웅진미디어 관리이사 ▲1996년?웅진그룹 종합감사실장 ▲1998년?웅진코웨이개발(주) 사장(현) ▲2001년 (사)대한경영학회 경영자 대상 수상 <김민형기자 kmh20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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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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