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라크戰 카운트다운/우리경제 어떻게 되나] 단기전 끝나도 경기회복 불투명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이 국내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전쟁이 1~2개월이내의 단기전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아 국내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이미 국내 증시는 단기전에 대한 기대로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라크전쟁이 단기간에 끝나더라도 국내 경제가 발빠른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북핵문제에다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라는 악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다면 국내 경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많다. ◇단기전, 경제회복에 청신호=이라크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나면 일단 국내경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가가 떨어지면서 물가는 안정되고 경상수지도 다시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전쟁이 단기간에 끝날 경우 국내경기는 하반기이후 살아나면서 당초 예상치를 웃도는 6~7%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유가격 하락으로 경상수지 흑자폭도 정부 목표치(20억~3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주 재경부 차관보는 “석유수입이 민간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는다”며“전쟁 위기감으로 급등했던 국제유가가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면 민간소비가 늘어날 여지가 그만큼 커진다”고 말했다. 유가 하락이 공산품 가격 인하와 소비자물가 안정으로 이어질 경우 소비심리가 되살아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기대다. 현대경제연구원도 단기전으로 마무리되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4.8%, 한국경제연구원 역시 4.9%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다. ◇북핵문제 등 변수 여전해 더 나빠질 수도=이라크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나더라도 낙관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많다. 전쟁 종결이 경기급락을 막는데 는 도움이 되겠지만 경제회복으로 연결되기에는 국내경제를 둘러싼 다른 여건이 여전히 불안하기 대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라크사태 종결 후에도 국내 경제상황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팀장은 “단기전 종료는 국내 경기의 추가하락을 저지하는 데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북핵문제 등으로 한국경제에 대한 해외의 의구심이 가시지 않고 있어 불확실성이 완전히 걷혔다고는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9일 내놓은 `금융시장 동요와 안정화 방안` 보고서에서 “이라크 전쟁과 북핵문제, SK사태 등 불안요인이 중첩돼 있다”면서 “국내외 정세불안과 금융시장동요가 위기촉발의 단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이라크 전쟁이후 북핵문제가 집중 부각되고 주한미군 철수가 공론화될 경우 외국인 직접투자 이탈 가능성이 높아지고 신용평가기관들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확률이 높다”고 우려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이날 이라크전쟁이 조기에 종결되더라도 북핵문제, 내수부진 등의 문제로 경기가 급속히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이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부진 등 세계경제를 짓누르는 구조적인 요인이 해소되지 않아 전쟁 후 세계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경제전문가들은 “이라크 전쟁이 조기에 끝나더라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의 불안심리를 조기에 진화하는 동시에 해외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희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해외에서 한국투자설명회를 정례화해 해외투자자의 우리경제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외환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 아시아 국가간 통화스왑 계약을 점검하고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국내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는데 정책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임석훈기자 sh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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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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