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연보고서 지적경기 2분기께 본격 회복… 물가 하반기 3%대 상승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이어 한국금융연구원도 정부에 금리인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금융연구원은 26일 '최근 경제현황 및 향후 경제정책 방향'이란 주제의 보고서를 통해 "우리 경제는 1ㆍ4분기까지 완만한 회복속도를 유지한 후 수출이 증가하는 2ㆍ4분기부터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자산시장이 불안한 현 상황에서 잠재성장률 5~6%대의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제정책기조의 변화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경제에 대한 금융연구원의 진단은 이렇다.
■ 경기상승 짧아질 수 있다
금융연구원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경기가 저점을 보인 후 겨우 1~2분기 뒤 경기가 과열되는 경우는 없었다"며 "산업생산 증가율이 5%대에 머무르고 평균가동률이 76%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과열로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일단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주택매매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민간소비증가율이 실질 GDP증가율을 웃도는 것은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또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의 증가 속도가 빠른 만큼 경기과열 가능성은 열려 있고 지난 경기순환기의 하강국면이 매우 짧아 상승국면 역시 짧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 하반기에는 물가불안 우려
올해 물가는 상반기엔 2.5%대에서 안정되겠지만 하반기엔 3%대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연구원은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대에서 안정되고 있지만 전월대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월까지 상승하고 있어 환율과 유가추이에 따라 물가안정기조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시중 유동성 역시 다소 많이 공급된 것으로 파악했다. 경상GDP대비 통화량 비율이 ▲ 99년 173% ▲ 2000년 169%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엔 177%까지 올랐고 지난 2~3월에는 시중 유동성 과다여부를 측정하는 감시지표인 총통화(M3) 증가율이 감시범위(8~12%)를 상회한 것으로 추정됐다.
■ 가계부채도 걱정할 수준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부채규모가 주요국 수준에 비해 과도한 수준은 아니지만 안심할 수준 역시 아니라고 금융연구원은 지적했다.
금융부채의 급증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금리가 크게 상승할 경우 가계여신은 부실화될 것으로 우려됐다.
연구원은 "가계부채 문제는 현재의 규모 및 증가추세 자체보다 향후 증가속도를 조절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특히 가계대출 확대를 통한 부동산투자가 계속 이어질 경우 본격적인 부동산가격 버블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소비증가에 따라 총저축률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최근 수출감소폭에 비해 더 많이 줄어든 자본재 수입이 향후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늘어나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그래서 기조 바꿔야 한다
금융연구원은 이 상황에서 잠재성장률 5~6%를 달성하고 향후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있는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상반기 중 콜금리 인상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수출과 투자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하반기엔 장기적 안정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추가적 인상을 통해 긴축기조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및 신용카드 회원유치를 위한 과당경쟁을 억제하고 금융기관의 개인여신관리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거시적 측면에서 경기변동성을 줄여 자산가격이 급락하지 않도록 유도하라고 말했다.
부동산투자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맹신을 불식시키기 위해 과세체제를 강화하고 적정한 대(對)엔화환율을 유지, 수출 가격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연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