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기강 바로 잡자" 대대적 쇄신 예고

■ "부정 뿌리뽑아야" 이건희 회장 大怒<br>경영전반 진두지휘 의지… 경영진단 전계열사로 확대<br>추가 인적·조직변화 전망… 감사조직도 확대 개편될듯



이건희 삼성 회장이 “(삼성 내부의) 부정을 뿌리뽑아야 한다”며 질책한 것은 삼성 조직에 강한 긴장감을 불어넣어 쇄신의 계기를 만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발언은 서초동 삼성 사옥으로 정기 출근해온 이 회장이 경영현안을 얼마나 심도 있게 챙기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본보기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회장이 나서 계열사 주요 현안을 꼼꼼히 점검하는 마당에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물론 전임직원들이 정신무장을 새롭게 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 실제로 이 회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삼성 내부는 그 어느 때보다 잔뜩 긴장하며 후속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회장이 직접 지시한 만큼 그에 따른 대대적인 후속조치가 예상된다”며 “우선 전 계열사에 대해 경영진단(감사)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발언과 더불어 삼성테크윈 CEO의 전격 사임은 앞으로 삼성 그룹 전반의 거센 변화를 가져올 공산이 크다. 모든 계열사로 감사가 확대되면서 그에 따른 추가 조치가 잇따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삼성의 감사 및 경영진단은 비리 적발 차원을 넘어 회사 전반의 경영을 진단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를 통해 해당 회사는 근본적인 변화를 겪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진단이 전계열사로 확대되면 그에 따라 추가적인 인적 및 조직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회장의 이번 발언은 앞으로 또 한번의 삼성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회장의 이번 지시로 우선 지난 2008년 7월 전략기획실 해체 이후 상대적으로 약화된 삼성그룹 내 경영진단 및 감사 조직이 확대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예전 삼성의 경영진단 및 감사팀장은 최고경영자와 독대할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가졌다. 하지만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의 경영진단팀(팀장 이영호 전무) 인원은 겨우 20여명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사를 포함한 계열사 경영전반에 대한 진단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팀장의 직급이나 인원 수가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다른 계열사들의 감사팀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상무가 감사팀장을 맡고 있으며 인원도 10~20여명 안팎이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영진단 및 감사팀의 팀장 직급이 부사장ㆍ전무 등으로 상향 조정되고 인력도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경영진단 및 감사팀이 별도 독립기관으로 분리해 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점쳐진다. 이번 발언은 또 승지원에서 보고를 받고 경영지시를 내리던 과거와 달리 서초 사옥으로 정기출근하고 있는 이 회장의 변화와 일맥상통한다. 이 회장의 달라진 모습에서 그룹 경영 전반을 자세하게 보고 들을 뿐만 아니라 맨 선두에 서서 경영을 진두지휘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이 회장은 사옥으로 정기 출근한 후 계열사 사장들과 두루 만나 전반적인 현황을 파악한 상태다. 이에 더해 지난주 말부터는 본격적으로 계열사 CEO와 1대1 독대 등을 통해 경영현안을 면밀히 따져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처음으로 불거진 게 삼성테크윈 비리였고 이 회장은 즉시 척결을 직접 지시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다른 계열사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다른 계열사들 역시 비리나 경영상의 문제로 CEO가 교체되는 ‘제2의 삼성테크윈’이 될 수 있다”면서 “‘천부적 승부사’로 불리는 이 회장의 이번 행보가 삼성그룹 전반의 혁신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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