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새책] 빈 방에 달빛 들면 外




아내 잃은 조선의 선비들

■ 빈 방에 달빛 들면(송시열 외 지음, 학고재 펴냄)=한 심리학자는 오늘날 인간이 겪는 고통 가운데 가장 큰 아픔은 배우자의 죽음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찬물 하나 마시는데도 예를 따졌다는 조선 시대 선비들은 배우자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한성부 서윤 등을 지냈다는 정양은 온갖 살림을 도맡았던 아내의 죽음에 “이제 우리 집안은 망했구려”하며 호들갑을 떤다. 광해군때 호조 판서를 지낸 황신은 자기를 보러 유배지에 들렀다가 죽은 아내를 그리며 “지금은 이승과 저승으로 떨어져 있다 해도 영혼은 꿈속에서나마 통할 것”이라고 애통해 한다. 아내를 떠나보내며 조선선비들이 지은 제문 49편이 담겨있다. 깨달음은 나를 아는 것

■ 미소로 호흡하고 미소로 만져라(나승빈 지음, 나은문화사 펴냄)=우리 삶에서 부딪히는 현실적인 문제와 고민을 어떻게 생각하며 받아들여야 하는지 잠언과 명상시를 통해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잠언 280편과 명상시 24편으로 구성돼 있다. 자기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자신의 소중함을 아는 것이 깨달음의 첫 걸음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마음에 즐거움이 없으면 얼굴에 미소가 생기지 않듯이 마음이 비어있지 않으면 얼굴에 빛이 생기지 않는다.”“미소가 마르면 에너지가 사라지고 미소가 타오르면 에너지가 발생한다.” 학문에는 벽이 없다

■ 통섭(에드워드 윌슨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학문간 벽을 깨는 방법을 제안한 책. 저자는 분자 수준의 미시구조에서 범 우주적인 통찰, 인간의 마음에 대한 인식까지 아우르는 통섭(Consilience)을 통해 하나의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회생물학’의 저자인 윌슨은 500쪽이 넘는 이 책 속에서 자연과학ㆍ사회과학ㆍ인문학을 넘나들며 학문간 벽을 깨는 틀을 제안하고 있다. 뇌과학의 최근 성과와 진화론의 여러 가설, 예술과 종교 등의 분야 등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번역자는 윌슨의 제자인 최재천 서울대 교수가 맡았다. 선사시대 동굴벽화의 비밀

■ 선사예술기행(오코야마 유지 지음, 사계절 펴냄)=6,000년전 역사의 새벽에 해당하는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뛰어난 예술작품을 낳았다. 그러나 그보다 1만년도 더 오래된 석기시대에 선사시대인들은 아름다운 동굴벽화를 그렸다. 프랑스 남부와 스페인 북부에 걸쳐 있는 프랑코 칸타브리아 지방은 라스코 동굴, 알타미라 동굴, 니오 동굴 등 지금부터 1만수천년전에 그려진 장엄한 벽화들이 있다. 일본의 연대측정전문가인 저자는 오늘날 까지 숱한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선사동굴벽화의 수수께끼를 풀어내고 있다. 고대 문명의 자취 찾아가

■ 고대해양왕의 지도(찰스 햅굿 지음, 김영사 펴냄)=지난 1966년 미국에서 출판돼 아틀란티스문명 등 이른바 초고대문명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책. 미국 킨 주립 대학에서 과학사를 강의했던 저자는 ‘피리 라이스 지도’라고 불리는 16세기에 그려진 고지도를 바탕으로 세계 각국의 고지도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약 1만2,500년전에 남극대륙에 초고대문명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피리 라이스 지도는 1513년 피리 라이스로 알려진 터키 해군제독 피리 이븐 하지 메메드가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데 찰스 햅굿 박사는 이 지도가 어떤 원본 지도를 베낀 것으로 그 원본 지도를 그린 사람들은 그리스 시대 이전인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문명을 낳은 초고대문명 사람들일 것이라고 단정짓는다. 두 형제 시인의 애틋한 사모곡

■ 어머니, 우리 어머니(김종해ㆍ김종철 지음, 문학수첩 펴냄)=신춘문예를 통해 나란히 등단했고 출판사를 경영하며 문예지를 발행하고 있는 형제 시인의 어머니를 기리는 시 모음집. 어머니를 부르는 형제 시인의 시집에는 어머니에 대한 때 후회가 점철돼 있다. 청개구리의 슬픔처럼 뒤 늦은 깨달음은 두 시인 뿐 아니라 모든 자식들을 가슴 아프게 한다. 시인 형제는 살아오면서 어머니를 그리고 사랑했던 마음을 담아 표현한 시 스무편씩을 골랐다. 40~50년대 궁핍했던 시대 속 어머니의 모습이 애잔하게 그려졌다. 카사노바의 또다른 면모

■ 카사노바 자서전 불멸의 유혹(조반니 자코모 지롤라모 카사노바 지음, 휴먼&북스 펴냄)=그저 타고난 바람둥이로 알려진 카사노바는 배우, 사업가, 외교관, 작가 등 다양한 직업을 소유했던 인물이다. 방대한 분량의 그의 자서전을 읽다 보면 18세기 유럽의 사회상과 풍속을 엿볼 수 있다. 생전에 자신을 철학가이자 문인으로 자부한 카사노바는 죽기 전 자신의 삶을 뒤 돌아보는 글을 남겼다. 당시에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한 그의 자서전은 지금은 고전의 자리에 오를 정도가 됐다. 있는 그대로의 카사노바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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