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기 하나로 20~30%대의 영업이익률을 올린다면 다들 놀라더군요. 대기업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 브랜드를 달고 시장을 파고들었던 노력이 맞아 떨어졌죠.” “대기업 그늘 벗어나 자체 아이템 개발 중요”
터지면 대박이라는 바이오기업도 아니고 고수익의 대표 모델인 포털 업체도 아니다. 바로 10년동안 한결같이 용접기만 붙들고 살아온 황종성(47ㆍ사진) 아세아웰딩 대표의 얘기다. 아세아웰딩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내수에서 20%, 수출에선 30%선이다. 제조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이 평균 4.97%인 것을 감안하면 한마디로 대단한 수준이다. 사업할 돈이 있으면 차라리 은행에 넣어두고 이자를 받는 게 더 낫다는 푸념마저 나오는 국내 기업환경에서 아세아웰딩이 높은 이익률을 내며 승승장구하는 비결을 묻자 바로 “대기업과 상관없는 독립 제품을 만들기 때문이죠”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황 대표는 “대기업과 납품 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에서는 단가 인하 횡포 때문에 이익을 내서 재투자를 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다”며 “최종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자체 브랜드 제품을 만드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못박았다. 아세아웰딩이 자체 개발해 생산하는 제품은 포터블 인버터 직류(DC) 용접기다. 지난 98년 개발 당시 용접 시장은 전기를 사용하는 교류(AC) 용접이 주류였다. 하지만 교류 용접기는 안정적인 전류 흐름을 만들기 위해 코일을 감아야 돼 무겁고 큰 게 단점이었다. 들고 다니면서 필요한 곳에서 쉽게 용접을 할 수 없다는 게 최대 문제였다. 아세아웰딩의 직류 용접기는 코일 대신 반도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무게와 부피를 5분의1 수준으로 줄여 고층 빌딩 등 어디서나 작업할 수 있다. 아세아웰딩은 이 용접기로 단숨에 국내 용접시장을 장악했다. 현재 시장점유율은 30% 정도. 나머지 70%를 20여개 회사가 나눠 갖고 있다. 그는 요즘처럼 경기가 나쁜 상황에서도 내수에 대해 별 걱정을 하지 않는다. 간단한 물건을 집에서 만드는 DIY산업이 커지면서 용접기도 점차 공구점에서 살 수 있는 일반 공구로 개념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용접기가 조선소, 건설회사의 울타리를 벗어나 인테리어업체나 사시업체는 물론 일반 가정에서도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수출은 선진국인 일본에서 먼저 뚫렸다. 일본의 배터리 용접기 회사인 마이또는 자사 제품보다 우수하다는 얘기를 듣고 제품 샘플을 보낸 지 하루만에 파격적으로 발주 승인을 냈다. 현재 수출과 내수 비율은 3대7의 비율로 이뤄지고 있다. 일본을 비롯해 러시아 등 6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위안화 강세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중국과 중동ㆍ브라질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황 대표는 “감전과 화재 사고 위험을 없애기 위해 전격 방지 기능을 도입하고 케이스를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등 디자인에도 힘쓸 수 있는 재투자 여력은 독립 제품에서 나온다”며 “대기업과의 상생을 고민할 필요 없이 대기업과 관계없이 사업할 수 있는 아이템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