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운용사는 수백만원 그쳐 도입취지 무색
운용보수의 일정부분을 적립해 소외계층에 지원키로 한 ‘나눔펀드(기부참여형)’에 1년여간 450억원 정도의 자금이 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 운용사의 경우는 설정액이 수백만원에 그쳐 사실상 당초 도입 취지가 무색할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KB자산운용과 신한BNP자산운용 등 3개 자산운용사의 나눔펀드설정액은 이날 현재까지 450억원에 달했다. 자산운용사별로는 KB자산운용이 24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BNP자산운용이 193억원을 차지했다.
반면 시중은행과 달리 지점 등의 판매채널을 확보하지 못한 산은자산운용은 400만원에 그쳤다.
KB자산운용은 연간 운용보수의 0.04%를, 판매보수의 0.1%를 적립하는 등 총 0.14%를 적립해 다문화가정이나 결식아동 지원금 등에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9월말까지 적립금액은 1,200여만원으로 판매회사(KB금융)와 협의해 관련 단체에 전달할 계획”이라며 “전달 시기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한BNP파리바는 연간 판매ㆍ운용보수의 총 10%를 적립해 공익재단 기부나 불우아동 등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눔펀드와 달리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운용보수 등을 인하한 ‘디딤돌펀드(보수할인)’ 역시 실적이 저조했다. 디딤돌펀드는 우리자산운용이 올해 1월말에 출시했지만, 설정액은 227만원에 불과했다.
우리자산운용 관계자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펀드보다는 예금을 선호하고, 실제 여유자금도 없어 유치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자산운용은 장애인이나 저소득층, 국가유공자 등이 펀드에 가입할 경우 일반 펀드 보수료(평균 1.34%) 보다 0.6% 낮춘 0.73%의 운용보수를 받고 있다.
이 관계자는 “디딤돌펀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65세 이상 노인으로 대상계층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