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권홍우 기자의 군사·무기 이야기] KFX 해외 파트너 누가 되나

KAL·보잉, KAI·록히드마틴 추격

내년 2월초에 윤곽 드러날 듯

공군의 노후 전투기를 대체할 한국형 전투기(KFX). 공군이 보유한 KF-16급 성능에 스텔기 기능을 갖춘 KFX의 생산 참여를 둘러싼 외국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록히드마틴이냐 보잉이냐. 미국 항공산업을 양분하는 두 회사가 한국 상공에서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0년대 초부터 한국 시장에서 경쟁해온 두 회사가 재격돌하는 공역은 한국형 차기 전투기(KFX) 사업.


한국이 개발을 주도하고 인도네시아가 20%의 지분을 대며 선진 항공기술업체(TAC)가 참여하는 형태의 국제 공동개발 사업에 기술 제휴선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정부는 KFX를 가급적 국내 기술을 이용한다는 원칙이나 기체 설계와 엔진·레이더·항법장비 등은 국내 기술기반이 거의 없어 외국 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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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구도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그 제휴선이 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 록히드마틴의 독주 양상. 국내 업체 중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항공기 체계 종합개발 경험을 갖고 있는 KAI는 T-50 시리즈 개발과 개량에서도 록히드마틴과 호흡을 맞춰왔다. 록히드마틴은 한국 공군의 차세대 주력전투기(FX)로 선정된 F-35 전투기 생산하는데다 현용 주력기인 KF-16의 업그레이드 사업도 맡을 것으로 보여 '한국과 밀월'로 불릴 만큼 가까운 관계다.

록히드마틴이 독주할 것이라는 예상 속에서 지난주 미국 보잉사가 한국에 새로운 제안을 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대한항공과 보잉이 F-18 슈퍼 호넷을 베이스로 KFX에 도전한다는 것이다. 외신은 8조6,691억원 남짓한 예산과 오는 2025년 실전배치라는 일정을 맞추려면 새로운 형상 개발보다는 기존의 F-18 개조개발과 보잉의 참여가 유력하다고 봤다. 한국의 KFX 사업에 눈독을 들여야 할 이유도 있다. 미 해군으로부터의 주문감소에 따른 생산라인 축소를 지연시키려 최소한의 저율생산에 들어간 입장에서 한국에 돌파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미국 보잉사가 KFX에 출사표를 던질까. 윤곽은 입찰공고 마감(내년 2월9일)이 지나야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내 전문가들의 견해는 두 가지 점에서 부정적이다. 부품은 외국산을 쓰더라도 기체에서 항법장비까지 우리 손으로 개발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가 날아갈 수 있는데다 한계가 분명한 F-18은 베이스로 적당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혼전을 예상하지만 반대급부도 적지 않다. 단독입찰보다 복수입찰의 경우가 사업을 발주하는 방위사업청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군사전문가들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기미가 보이는 만큼 대외협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찾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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