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5대 첫 국감 초선들은 말한다(월요 초대석)

15대 첫 국정감사가 이제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다. 예년처럼 폭로성 질의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어느때 국감보다 정책감사가 눈에 띈다는 평가다. 국감에 처녀출전, 정책감사의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 눈에 띄는 여야의원 3인으로부터 첫 국감의 소감을 들어본다.<편집자주>◎통산위 이원복 의원/“국감자료 DB화 약속 큰 성과”/서명질의 활성화·상임위 준상설화 요구 통산위의 신한국당 이원복 의원(39·인천 남동 을)은 소장파 답지않게 국감내내 차분하면서 알맹이있는 질의로 눈길을 끌었다. 통일민주당시절 문공·보사전문위원 공채로 정가에 입문, 김영삼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뒤 김대통령 후보(13대) 정책비서역과 중청인천지부장을 지낸 이의원은 국감이틀째인 지난 1일 통산부국감에서 모든 국감자료의 전산 데이터베이스화를 주장, 박재윤 장관의 약속을 받아내는 등 수감기관으로부터 합리적이라는 평을 받은 민주계 초선이다. ­첫 국감인데 소감이 어떻습니까. ▲자료요구가 제대로 잘 안돼 애로점이 좀 있었지만 무난한 편입니다. 다만 생산성국감엔 함량미달이라는 지적을 해두고 싶습니다. 저 자신도 미흡한 점이 많지만 앞으로 개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초선치고는 조용하면서 요점질의로 일관했다는 평가를 받으셨는데요. ▲현장목소리를 주로 청취하려고 했는데 그럴 기회가 많이 모자랐습니다. 때문에 우선 여의도에 입성후 13,14대에 걸친 속기록을 샅샅이 분석했습니다. 중복질의를 피하고 흐름을 통해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기위해서 였죠. 지난 1일 통산부국감때 정부 각부처가 해마다 작성하는 모든 국감자료의 전산 DB화 약속을 장관으로부터 이끌어낸 것은 이같은 노력의 결실로 무급봉사요원인 7명의 현장조사전문가들을 비롯한 우리 연구위원들의 덕분이라고 자평하고 싶습니다. ­수감기관 태도에 대해 느낀점과 국감 개선점 및 그 대안이 있습니까. ▲수감기관의 소신있는 답변이 별로 없어 아쉽습니다. 그러나 일부 기관의 답변은 나름대로의 평가를 받을 수 있지않나 생각합니다. 국감개선점은 여러가지가 있으나 시간에 쫓겨 심도있는 논의 및 추궁이 없었습니다. 그 대안으로 평상시 서면질의제도가 활성화되고 특정문제가 돌출하면 상임위를 준상설화하면 된다고 봅니다. ­신한국당의원들중 일부는 OECD가입반대 등 당론에 배치되는 소신 발언이 적지 않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의원들중 상당수가 당론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당에서 이런 문제를 걸러줘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각론에 접근하다보면 실제로는 그렇지 않지만 당론과 다르게 표현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국감을 어떤 방향에서 접근할 계획입니까. ▲에너지분야의 국제협력과 국내수요증가에 대비해 통산부장관으로 하여금 「동북아에너지협력기구」의 창설을 제안케하고 전문가들을 보강시켜 각국 실무자간 유대관계를 맺도록 정책적 방안을 모색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양정록> ◎재경위 정세균 의원/“균형 인사로 지역감정 해소를”/OECD가입 2년만이라도 연기 바람직 국민회의 정세균 의원(46·전북 진안 무주 장수)은 15대 국회에 처음으로 입성했지만 재정경제위의 국정감사에서 짜임새 있고 논리정연한 대정부 질타로 단연 돋보인 정책질의의 파이어니어라 할 수 있다. 쌍용그룹 상무를 지냈고 미 페퍼다인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딴 정의원은 특히 ▲금융 세정분야 PK(부산 경남) 출신 편중인사 ▲유령회사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당 환급 ▲선거직전의 인위적인 주가개입 가능성 등을 집중적으로 질의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국정감사 첫날인 지난 30일 금융 세정분야의 PK 출신인사 난맥상과 공기업의 낙하산 인사의 폐해를 자료로 제시했는데요. ▲망국적 지역감정과 지역경제의 불균형 심화는 반드시 해소해야 할 정치적 과제입니다. 지금까지 군, 검경 등의 지역편중 인사는 많이 제시되어 왔으나 금융 세정분야의 지역분포 제시는 없었습니다.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지난 6월부터 3개월동안 보좌진과 함께 인명록까지 들춰가며 힘든 조사를 계속했습니다. 대통령에 따라 국가운영이 달라지듯 공기업 이사장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그 기업도 달라집니다. 현재 18개 기관 가운데 각각 8명씩의 사장과 감사가 낙하산 인사이고 6공 때와 비교해봐도 짧은 기간에 무능력한 상당수의 PK 인사가 임명되어 경영부실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여야를 떠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에 대한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은데 어떤 의견입니까. ▲재경원이 OECD 연내 가입을 마쳐야 한다는데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것 같습니다. 한승수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도 OECD 가입이 단기적으로는 충격이 없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 2년만이라도 가입을 연기, 경제가 회생된 뒤 가입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최근 우리 경제가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적인 악순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되고 있습니다. 경제회생을 위해 특별히 제안하고 싶은 방안이 있습니까. ▲지난 임시국회 대정부질의에서도 제안했지만 남북경협이 아니라 남북경제진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습니다.다시말해 국내산업 공동화 현상이 불가피한 추세라면 양질의 노동력이 있고 저임금이며 경제가 낙후되어 있습니다. 동일 언어권이어서 문화적인 차이점도 적은 북한에 우리 기업이 신청만 하면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물론 최근의 남북관계가 긴장의 연속인 만큼 당장 실현되지는 않더라도 향후 통일비용을 줄인다는 측면에서도 기업의 대북진출은 장려합니다.<김인모> ◎건교위 이의익 의원/“SOC사업 차관의존 지나쳐”/썩어가는 시화호 근본적 용도폐기 주장도 건설교통위 소속 이의익 의원(55·대구북갑·자민련)은 단순한 개인적차원의 비리 폭로가 아닌 주요정책 잘못에 대해 신랄한 비판과 함께 실천가능한 정책대안을 제시해 평가를 받고 있다. 이의원은 경제기획원과 국무총리실, 서울시, 내무부 등에서 30년간 근무한 경륜을 살려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시화호 오염문제와 각종 국책사업에 대해 나름대로 묘안을 내놓아 건교부와 환경부 등 관련 기관을 긴장시키고 있다. 경기도 부지사와 대구시장을 지낸 이의원은 특히 『썩어가는 시화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위해 시화호를 과감히 용도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처음으로 맞은 국감에서 느낀 소감은 어떠했습니까. ▲우선 공직자들이 거의 활력을 잃은 느낌이 듭니다. 대다수 기관장이 건실한 재정적인 기반아래 주요 정책사업을 추진하기 보다는 지나치게 인기와 업적위주로 일관하고 있어 걱정이 됩니다. ­정부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대형 국책사업의 문제점은 어떤 것들이었습니까. ▲신공항과 고속철도, 신항만건설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건실한 재정투자 계획없이 차관과 차입에 지나치게 의존, 마구잡이로 사업을 추진하고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예컨대 인천 신공항의 경우 개항하는 2000년에 연간 4천5백억원의 흑자를 내겠다고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도저히 이해가 가지않습니다. ­대구·경북지역과 부산·경남지역의 자존심 대결로까지 번진 지역갈등의 상징인 위천공단 조성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나름대로 묘안은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곤란합니다. 서로 타협에 의해 합리적으로 조정해야지요. ­최근 남북관계가 매우 경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북경제협력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이제 북한에 대한 정부와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북한을 동정적인 상대로 여기지말고 남북경협을 통한 실익추구에 중점을 두어야합니다. ­상당수 의원들이 국감을 통해 자기지역 사업을 지나치게 챙기면서 형식적인 감사에 그치고 있다는 등 국감자체에 대한 비판이 적지않은데요. ▲점차 개선되지 않겠습니까. 30명이 한 상임위에서 제한된 시간에 진행하다 보니 중복 질의도 많고 피상적인 질의에 그친 경우가 적지않습니다. 건설적인 정책방향 제시를 위한 「토론부재」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황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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