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미분양 얼마 안된다더니…"

일부 건설사 계약현황 사실과 달라<br>계약자들 "숫자 속여서 분양" 분통

“미분양이 얼마 안 남았다고 해서 급하게 계약했는데 나중에 보니 미분양 투성이었습니다. 이건 명백한 사기 아닙니까.” 지난해 초 용인 A지구에서 미분양으로 남아있던 H사의 전원형 아파트를 분양 받았던 K씨는 최근 공사현장 사무실을 방문하고 깜짝 놀랐다. 지난해 계약 당시 미분양 아파트가 전체 130여 가구 중 10여 가구에 불과하다고 했던 건설사 설명과 달리 사무실에 배치된 계약현황 자료에는 80가구 가량만 계약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김 씨가 이상하다고 느낀 점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계약당시엔 계약이 모두 완료됐다고 들었던 167㎡형도 지난해 말 우연한 기회에 보게 된 H사의 사내홍보 자료에는 일부 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있었다. 김 씨는 “처음 견본주택을 방문했을 땐 1~2층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해 돌아왔더니 다음날 회사 소유분을 어렵게 빼왔다며 3층을 소개해줘 계약하게 됐다”며 “미분양이 많은 줄 알았으면 절대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억울해 했다. 현재 아파트의 청약률은 금융결제원을 통해 공개되지만 청약 이후의 계약률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부 건설업체들은 계약률이 공개되지 않는 점을 악용해 계약률을 허위로 알려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H아파트 계약자들도 H사에 정확한 계약자 명단을 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H사는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계약률 공개가)의무사항도 아닌데다 대거 미분양이 될 경우 브랜드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공개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아파트 계약자들은 그러나 “속아서 계약한걸 생각하면 너무 억울해 할 수만 있다면 계약을 해지하고 싶다”며 “수억 원이나 하는 물건을 거짓말로 팔았다면 마땅히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