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계 반응]‘구조본 해체’ 기업 자율에 맡겨야

재계는 인수위가 주요그룹의 구조조정본부 해체를 추진할 계획을 비춘데 대해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구조본이 과거 비서실이나 종합기획실 등이 해체되면서 일부 기능을 이어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인수위의 시각처럼 `황제경영`을 위한 도구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또 그룹계열사간 업무조정이나 대관업무시 그룹전반을 관할하는 조직이 필요한 현실을 인정해 달라는 요청이다. 김석중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DJ 정부 때도 구조본(과거 비서실)을 해체하라고 했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정부 쪽에서 구조본에 자료 요청하고 빅딜 등의 협조를 요구하는 역설이 벌어졌다”며 “계열사의 사업 구조조정, 업무 조율 등에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GEㆍ시티 그룹 등 해외 다국적 기업도 대부분 국내 구조본 성격의 헤드쿼터가 존재한다”며 “특히 지주회사 체제가 일반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조본 해체는 무책임한 행위”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같이 각 회사별로 책임경영체제가 구축되고 소액주주 운동이 활발한 상태에서는 총수의 인수 전행 등이 불가능하다”며 “기업 내부 조직에 이래라 저래라 할 게 아니라 기업 자율에 맡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ㆍLG 등 구조본의 기능이 큰 기업들은 신정부의 구조조정본부 폐지 유도에 대해 구조본의 순기능은 도외시한 채 역기능만을 부각시킨 주장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삼성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데는 계열사의 구조조정을 총괄하면서 미래 사업 전략을 조율하는 구조본의 역할이 컸다고 강조했다. LG는 오는 3월 통합지주회사 출범을 앞두고 구조본의 업무총괄 기능이 확대된 상황이어서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글로벌 경영에서 구조조정은 상시적으로 실시돼야 하는 만큼 이를 조정할 구조본의 역할이 평가돼야 한다고 내비췄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방향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구조본은 급변하는 시장변화 속에서 신속한 투자결정과 새로운 신사업 발굴 등 전략경영을 추진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구조본의 역할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있고 난 후에 존폐 여부를 논해야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구조본의 역할이 적은 그룹에서는 담담한 표정이다. 노 당선자가 투명 경영과 글로벌 스탠다드를 강조해 온 점을 감안할 때 충분히 예견된 일이며, 경영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현대차 그룹 관계자는 “구조본은 없고 기획총괄본부라는 조직은 있으나 계열사의 인사에 개입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현대차와 기아차의 사업 영역을 조절하는 수준”이라며 “인수위가 구조본 폐지를 유도하더라도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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