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관 집중 매도에 車·조선주 곤두박질

대체 업종 마땅치 않아 포트폴리오 재조정으로 보기는 힘들어


국내 기관들이 그동안 증시에서 주도주 역할을 해왔던 자동차와 조선 등 운송장비 업종을 집중적으로 매도하면서 관련주들이 비교적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기관들이 보유 비중이 높았던 주도주의 비중을 낮추며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기존 주도주들을 대체할 뚜렷한 업종이 없기 때문에 최근의 기관 매도를 본격적인 포트폴리오 교체로 보기는 힘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운송장비업종은 77.72포인트(2.34%) 떨어진 3,237.27로 거래를 마쳤다. 종목 별로는 현대차(-2.73%), 기아차(-1.66%), 현대모비스(-0.14%), 만도(-1.78%) 등 자동차주와 현대중공업(-5.57%), 삼성중공업(-3.59%), 현대미포조선(-3.55%), 대우조선해양(-0.22%) 등 조선주가 동반 하락했다. 자산운용사가 포함된 기관은 최근 3거래일 연속 운송장비업종 순매도에 나서며 같은 기간 총 3,354억원 상당의 주식을 팔았고 외국인도 이 날 476억원을 매도했다. 이용범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4팀장은 “최근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주도주 비중이 높았던 기관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주도주를 많이 담고 있다는 것이 부담이 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날에는 정유주가 많이 떨어졌고 이 날은 자동차와 조선이 떨어지는 것은 기관의 차익실현성 매도로 파악된다”며 “현대중공업의 하이닉스 인수설 등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뉴스가 나온데다 기관의 차익 매물을 받아주는 주체가 없어 하락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자동차, 화학, 정유 등 주도주에 대해 기관들이 순매도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포트폴리오 교체로 보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기관들이 2ㆍ4분기 실적 시즌을 앞둔 상황에서 주도 업종들의 높은 이익상승률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팀장은 “자산운용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도주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비중을 조절했을 수는 있지만 추세전환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며 “주도주들의 기업이익 성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설령 앞으로 증시의 상승세가 둔화되더라도 주도주는 가장 적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주도주 중심의 증시 분위기나 모멘텀이 훼손됐다고 보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곽중보 연구원은 “자동차주의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있고 일본ㆍ중국의 전략난에 따라 국내 정유주들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관들은 대규모 포트폴리오를 교체하기 보다 6월 말 2차 양적 완화(QE2) 종료 등 이벤트를 앞두고 주도주의 비중을 약간씩 줄이면서 증시 변동성에 따른 손실을 완화시키는 작업을 계속 할 것으로 분석됐다. 유병옥 하나UBS자산운용 주식운용 본부장은 “주도주가 오버된 부분이 있지만 대체할 만한 업종이 없기 때문에 소폭의 비중 재조정 작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6월 말이나 7월 초까지는 이 같은 국면의 연장이 예상되고 이후에는 새로운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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