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국세청 칼날 조세피난처 버진아일랜드로

한국인 명단 입수 위해 다채널 가동

국세청이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에 재산을 숨긴 부유층 가운데 한국인이 있는지 확인 작업에 나섰다.

국세청은 5일 “미국 워싱턴의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영국 일간 가디언 등 국제 미디어들이 협력해 발굴해 낸 재산 은닉자 명단을 입수하기 위해 여러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세청 관계자는 “내국인의 명단이 확인되면 재산 형성과정과 조세피난처로 빠져나간 돈의 출처, 제대로 세금을 냈는지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탈루 사실이 드러나면 철저하게 추징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ICIJ 등은 버진아일랜드의 내부기록 수백만 건을 입수해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영국, 캐나다, 미국, 인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이란, 중국, 태국 등 전세계 부자들 수천 명의 신상을 공개했다. 국세청은 이 명단에 한국인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버진아일랜드에는 내국인이 투자한 기업 80여 곳이 있고, 국세청의 역외 탈세 조사 과정에서 이곳을 이용한 탈세사례가 몇 차례나 적발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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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자녀에게 재산을 편법으로 물려주거나 외국인 투자자를 가장해 주식을 매입, 주가 상승을 유도하고 차액을 빼돌린 사례 등이 많았다.

그럼에도 최근 2년간 국세청의 10억원 초과 해외금융계좌신고에서 버진아일랜드의 계좌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작년 신고 때도 스위스(1천3억원)와 홍콩(943억원)에서 일부 계좌가 나온 게 고작이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기획재정부에 버진아일랜드 등 대표적 조세피난처 국가와의 조세협약, 정보교환협정 체결을 요청했다.


이철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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