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이 17일 최태원 SK㈜ 회장 사무실 및 구조조정본부에 대해 `이례적`으로 압수수색을 벌이자 SK는 크게 당황하며 검찰의 정확한 진의가 무엇인지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손길승 그룹회장이 전경련 회장에 취임하고 최 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려는 시점에서 대대적인 압수수색이 이뤄져 검찰의 수사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과 손 회장이 참여연대에 의해 고발된 상태인 만큼 언젠가는 검찰수사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전격적으로 들이닥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SK그룹이 현재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번 일을 계기로 SK가 새 정부 재벌개혁의 첫 대상이 되고 오너인 최 회장이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직접 사무실을 찾아와 압수수색을 벌인 것은 정부의 강력한 재벌개혁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는 SK가 재벌개혁의 첫 대상이 되면 그 영향은 가늠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재계를 길들이기 위한 방편이기보다는 오너가 중심이 된 부당내부거래에 일침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 회장이 수사의 핵심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SK그룹은 이번 수사가 다른 기업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SK 관계자는 “앞으로 수사가 어떻게 확대될지 지켜봐야 검찰과 정부의 의도를 간접적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손철기자 runiron@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