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강남 학원·부동산 불패신화 '흔들'

불황의 그늘…학원·부동산 폐업 잇따라

"불패신화를 믿고 들어오는 것 같은데 솔직히 강남에 미리 터잡은 업체들은 지금 `까먹더라도 버텨보자'는 심정이에요. 지금 개업하는 사람들은 바보에요" 불황의 그늘이 `불패신화' 강남 학원가와 부동산 업계마저 짓누르고 있다. 14일 서울 강남.서초구와 강남교육청에 따르면 입시.보습학원과 부동산업체의 폐원.폐업 신고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서울시교육청 발표 내용에는 입시.보습학원이 밀집해 있는 강남.서초구의 경우 올 상반기 폐원한 학원이 1곳도 없는 것으로 집계돼 강남 지역은 불황 무풍지대처럼 인식돼 왔다. 그러나 강남.서초구를 관할하는 강남교육청 조사에 따르면 폐원신고를 낸 입시. 보습.어학원은 1월 7곳, 2월 13곳, 3월 14곳, 4월 9곳, 5월 5곳 등으로 폐원신고가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강남 대치동 C아카데미 황모 원장은 "강북의 학원 뿐만 아니라 강남 학원도 겨우 버티고 있는 수준"이라며 "주변 학원 모두 여름방학을 기대하는 눈치지만 경기불황에다 정부의 사교육 대책 때문에 기대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버텨보자는 심정이지만 올 하반기까지 불황이 이어지면 문을 닫는 학원이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남.서초구에서 문을 닫는 부동산 업체도 늘고 있다. 강남구청에 폐업을 신고한 부동산 중개업소는 1월 40곳, 2월 45곳, 3월 65곳, 4월 53곳, 5월 52곳을 기록했고 서초구에 폐업신고를 낸 부동산 중개업소도 1월 44곳,2월 39곳, 3월 42곳, 4월 37곳, 5월 37곳에 달했다. 강남구청 지적과 관계자는 "매월 새로 등록한 업체가 폐업한 업체보다 많아 부동산 중개업소 순증 추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문을 닫는 업체가 많고 신규등록했다 얼마가지 않아 문을 닫는 업체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5월말 현재 강남구의 부동산 중개업소는 2천100여개로 대구광역시 부동산중개업소의 83% 수준"이라며 "포화상태에 도달한 강남 부동산업계가 경기불황의 영향으로 조만간 구조조정에 들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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