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재선 도전" 선언

수단사태등 '능숙한 리더십' 돋보여<br>기후협약 총회에 美참여 유도등 큰 역할도<br>'철밥통' 유엔개혁 앞장… 회원국들 전폭 지지


6일(현지시간)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안보리 상임이사국부터 비동맹 회원국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 한국인으로 최초로 지난 2007년 1월 유엔사무총장에 오른 반 총장은 4년 동안 수단 다르푸르 사태, 코트디부아르 사태, 중동 및 북아프리카의 민주화 열풍 등 세계적인 현안들을 다루는 데 능숙한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후변화 문제를 전세계적 이슈로 끌어올렸고 국제 사회가 교토의정서 후속체제 수립에 나서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도 돋보인다. 그는 2007년 12월 발리 기후변화 회의 때 협상이 결렬되는 상황에서 현장으로 달려가 호소하고 강대국을 설득해 로드맵을 작성하는 능력을 보였다. 2009년 코펜하겐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에 미국이 참여하도록 설득했다. 이와 함께 취임 초부터 여성ㆍ난민ㆍ아동 등 취약계층 보호, 핵 없는 세상 구현 등의 목표를 설정하고 끊임없이 추구해왔다. 유엔 내부의 저항에 부딪히면서도 세계 최고의 '철밥통'으로 꼽히는 유엔 개혁을 위해서도 노력해왔다. 이러한 반 총장의 노력이 그의 연임에 대해 세계 각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유엔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은 반 총장에 대해 역대 그 어느 총장보다 강력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전 유엔 미국대사로 반 총장에 대해 종종 비판을 했던 존 볼튼은 "유엔의 잣대로 볼 때 그가 재선에 성공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유엔의 관료주의를 깨트리려 5년 동안 노력해본 사람만이 앞으로 5년을 더 노력할 수 있다"고 반 총장의 유엔 개혁 의지를 높이 샀다. 반 총장은 또 다른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ㆍ러시아와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개도국들 사이에서도 반 총장에 대한 거부감을 찾아볼 수 없다. 120개 회원국으로 이뤄진 비동맹운동 대표를 맡고 있는 마게드 압델라지즈 유엔 주재 이집트 대사는 지난달 "비동맹 회원국들 모두가 반 총장의 재선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 총장이 취임 초부터 탄탄대로를 달려온 것만은 아니다. 임기 초반 수단 다르푸르 사태 처리방식을 둘러싸고 유약하게 대응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지난 2009년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반 총장을 가리켜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라며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비판을 가했다. 지난해에는 뉴욕타임스(NYT)도 반 총장이 후진타오 주석을 면담했을 때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수감 중인 류샤오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이러한 비판이 나오면 반 총장은 "건설적이고 타당한 비판은 겸허하게 받아들일 용의가 있으며 비판을 계기로 자신을 돌아보고 개선할 수 있는 것은 개선하겠다"면서도 "나도 나름대로 카리스마와 리더십 스타일을 갖고 있다"고 받아넘겼다. 일각의 비판은 유엔 개혁에 저항하는 내부 인사 또는 반 총장 자리를 노린 일부 국가의 의도적 흔들기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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