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3중고' 시달리는 SO… 수익악화 시름 깊어진다

지상파와 재전송료 힘싸우기에 결합상품 놓고 SKT와 공방전

홈쇼핑업체와는 수수료 갈등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최근 지상파 방송사를 비롯해 이동통신업계, 홈쇼핑업계 등과 잇따라 갈등을 빚으며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O는 지상파 방송사와 재전송료 인상 문제를 놓고 펼치는 힘겨루기가 최대 난제다. 협상 난항을 해결하고자 정부가 중재에 나섰지만 이에 대해 지상파 방송이 마뜩잖은 입장이어서 정부 개입이 결실을 볼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지상파 측은 현행 1인당 280원인 재전송료를 400원 이상 인상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유료방송 측은 객관적인 인상 근거가 없다고 거부하며 협상이 답보 상태다. 이대로라면 자칫 재전송이 중단돼 케이블방송에서 지상파를 볼 수 없는 상황(블랙아웃)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실제 지상파 3사는 IPTV업계에 대해 시청자가 무료 시청하는 지상파 VOD에 대해 가입자당 비용을 지불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이를 거부하자 지상파 서비스를 중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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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 결합상품(휴대전화+집전화+인터넷+TV)을 놓고 이통사, 특히 SKT와 갈등하며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점도 고민이다. SK텔레콤이 저렴한 결합상품을 앞세워 가입자를 대거 유치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SO들은 결합상품 내 속하는 전체 상품의 할인율을 동등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합상품을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단품을 묶은 '총 할인액'을 따져 특정 상품을 '무료'로 제공할 것이 아니라 각 단품별로 일률적인 할인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날 케이블TV 업계는 윤두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이 케이블TV 업계 관계자 100여명과 함께 정부 과천청사 앞에서 결합상품 '동등할인 제도' 도입을 촉구하는 집회를 갖기도 했다. 동등할인 제도가 통신사 약탈적 가격정책을 근절시킬 뿐만 아니라 이용자 혜택을 유지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TV홈쇼핑 사업자들은 SO에 지불하는 송출수수료(케이블이 유료 방송을 송출해 주는 대가)를 20%가량 인하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밝혔다. SO를 통한 시청률과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SO 매출에서 홈쇼핑이 내는 송출수수료 비중이 계속 높아져 많은 업체는 40%에 육박한 수익성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SO업계 한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사를 비롯해 이동통신업계, 홈쇼핑업계 등과 잇따라 갈등을 빚는 '3중고'가 심화되면서 올해는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하소연 했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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