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아이템' 판매상 탈세 기승
온라인상 年4,000억대 현금거래 불구 세금 한푼도 안내당국, 규제 법령은 커녕 실태파악도 못해
'알바' 고용 아이템 싹쓸이
온라인게임에서 무기 등 게임 아이템과 게임 머니를 싹쓸이한 뒤 이를 중개 사이트 등을 통해 판매해 엄청난 현금수입을 올리면서도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는 ‘기업형 게임 아이템 판매상’이 판을 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온라인게임 인구가 증가하면서 게임 아이템 수요가 늘자 많게는 수십명의 게이머를 고용해 게임 아이템ㆍ머니를 끌어 모은 뒤 중개 사이트 등을 통해 파는 기업형 거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현재 아이템베이 등 중개 사이트 등을 통해 이뤄지는 게임 아이템 거래규모는 연간 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기업형 게임 아이템 판매상들의 아이템 현금 규모가 한 해에 4,000억원을 웃돌아 전체 거래의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게임 아이템 현금거래에는 아마추어 게이머들도 참여하지만 최근에는 기업형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기업형 아이템 판매상들은 흔히 ‘작업장’ 또는 ‘짱구방’으로 불리는 사무실을 차려놓고 수십여명의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해 온라인게임에서 게임 아이템을 대량 취득한 후 이를 현금을 받고 팔아치우고 있다. 보통 20대의 PC를 갖추고 아이템을 벌어들여 현금화할 경우 월 1,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아이템 중계 사이트의 수수료 수익에만 과세가 이루어질 뿐 기업형 게임 아이템 판매상 등에 대한 과세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규제할 수 있는 법령이 없고 국세청도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현행법상 게임 아이템은 재물이 아니기 때문에 법률적인 의미의 거래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사업형태를 갖추고 계속적ㆍ반복적으로 재화나 용역을 공급한다면 소득세나 부가세 등을 납부해야 한다”며 “조사를 통해 과세조건이 충족되면 세금을 물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 아이템 이란?
온라인게임에 등장하는 인물이 사용하는 무기ㆍ방어장비 등을 말한다. 좋은 아이템을 초기에 구하면 남들보다 쉽게 게임을 할 수 있고 다른 게이머와 전투를 벌일 때도 유리하기 때문에 고급 아이템을 원하는 게이머가 많다.
최광기자 chk0112@sed.co.kr
입력시간 : 2005-05-13 1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