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불안한 국무총리

전용호 정치부 기자 chamgil@sed.co.kr

[기자의 눈] 불안한 국무총리 전용호 정치부 기자 chamgil@sed.co.kr 전용호 정치부 기자 “대내외적으로 산적한 현안이 많은 시기에 저의 답변으로 인해 국회가 공전되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지난 11일 이해찬 국무총리의 성명서 발표로 파행으로 치닫던 국회가 14일 만에 문을 열었다. 통일외교 분야의 대정부 질문을 시작으로 국회가 정상화됐다. 이번 파행사태를 지켜보면서 이 총리는 내심 쾌재를 불렀을지 모른다. 사석도 아닌 국회 안에서 “한나라당은 차떼기당”이라는 직설적인 어법을 구사하는 바람에 사람들의 눈과 귀를 독점하면서 참여정부에 치명타가 된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 위헌 판결’은 묻혀버렸고 한나라당의 자존심은 철저히 뭉개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총리는 자신의 행위로 인해 참여정부의 지지자들마저 등을 돌리는 것은 아닌지 두려움도 가져야 할지 모른다. “차떼기당을 차떼기당이라 부른 게 뭐가 잘못이냐”는 총리의 항변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물론 많다. 그러나 그만큼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실망감은 공직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총리가 저렇게 정치적으로 행동하면 결국 불쌍해지는 것은 국민이죠. 초강경책으로만 밀어붙이면 결국 국민들만 불안한 것 아닙니까.” 감사원의 한 고위공무원은 혀를 찼다. 그나마 11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직접 사과하지도 않았고 여당과 국회의장의 요구에 의한 것이라며 ‘마지못해 한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이 총리의 성명서대로 대내외적으로 현안이 산적하다. 하염없이 밑으로 빠지는 국내경제는 도무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ㆍ중국ㆍ일본ㆍ러시아 등 열강의 움직임도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북핵 위기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을사보호조약 100주년을 맞는 오는 2005년 한반도 전망은 칙칙한 어둠에 쌓여 있다. 시급한 당면 과제를 해결하려면 정부가 총력을 다해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옥고까지 치른 이 총리는 ‘진심으로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지금 대한민국의 당면 과제가 무엇인지’ 젊을 때의 그 초심(初心)을 가지고 고민해야 할 때이다. 야당과 싸움질하는 ‘정치인’이 아닌 내각을 충실히 챙기는 ‘국무총리’ 이해찬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입력시간 : 2004-11-1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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