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자문형 랩 부진에 자문업계 침체의 늪 빠졌지만… 우량회사 상품은 잘나가네

삼성증권 '자문형 ELS랩' 1월 출시후 1900억 몰려<br>'미스터 펀드' 구재상 대표, 7월 선보인 상품도 인기


자문형 랩의 쇠락으로 투자자문 업계가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우량 자문사들의 상품들로는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다.

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VIP투자자문의 자문을 받아 운용하며 올해 1월 출시된 '자문형 주가연계증권(ELS)랩'으로 지금까지 1,900억원이 유입됐다. 자문형 랩이란 자문사의 조언을 받아 증권사가 포트폴리오 편입종목과 비율을 결정하는 상품으로 증권사가 직접 결정하는 일임형 랩과는 구분된다. '자문형 ELS랩'은 VIP투자자문이 ELS 기초자산 종목을 선정하고 삼성증권이 ELS를 만들어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이 상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VIP투자자문의 탁월한 종목 선정 덕분이다. 현재 상품에 편입된 ELS는 170개이다. 기초자산으로 활용된 종목은 20개로 지금까지 원금 손실 구간인 녹인 배리어(Knock In Barrier)를 터치한 종목은 단 한 개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지급식 상품의 경우 월 0.7%(연 8.4%) 수준의 수익을 지급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VIP투자자문은 가치투자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1조원이 넘는 자산을 굴리면서 다른 자문사들로부터 부러움을 받고 있다"며 "종목 선정이 탁월하다고 입소문이 나 PB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며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스터 펀드'라 불리는 구재상 케이클라비스 대표가 출시한 자문형 랩도 무서운 속도로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지난 7월 한화투자증권을 통해 처음 출시된 후 지금까지 한국투자증권ㆍ삼성증권을 통해 1,300억원가량 팔렸다. 우리투자증권이 오는 17일까지 추가로 판매할 예정이어서 현재의 열기대로라면 조만간 2,000억원 돌파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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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간 자문형 랩은 자문사에 악몽과도 다름 없는 존재였다. 지난 2011년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대다수 자문형 랩 상품이 차화정(자동차ㆍ화학ㆍ정유)에 집중 투자했다가 관련주가 급등하면서 랩 잔액이 9조669억원까지 급증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서 지난 6월 현재 3조720억원으로까지 줄었다.

조재영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PB센터 부장은 "현재 자문 업계는 압도적으로 우수한 수익률을 보이거나 스타 매니저가 근무하는 랩으로만 관심이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량 자문사가 운용에 참여하는 다른 상품들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자문업계 계약고 1위 업체인 케이원투자자문과 손잡고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신한-케이원 해외자문형신탁' 상품을 지난달 출시했다. 자문형 신탁은 자문형 랩보다는 편입 종목 수가 많아 좀 더 보수적으로 운용된다. 이 상품은 케이원투자자문이 자문을 맡아 투자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운용은 신한금융투자가 맡는다. 최소 가입금액은 5,000만원이고 신탁보수는 연 2.0% 수준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 중 고배당ㆍ우량기업에 15개 종목 이내로 압축투자할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현재 고객들의 가입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중"이라며 "케이원의 종목 선별능력과 해외주식 매매서비스 최강자인 신한금융투자와의 강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MoM 사모펀드도 인기다. MoM펀드는 'Manager of Managers'의 약자로 자문사들(Managers)이 추천하는 종목으로 운용되는 펀드를 뜻한다. KDB대우증권은 지난주 페트라투자자문과 그로쓰힐자문사가 종목 및 투자 비중을 추천하는 '현대 밸류다이나믹MoM 사모펀드1호(주식)'을 판매했다. 이 펀드의 최종 운용은 현대인베스트자산운용이 맡는다. 5일간 판매한 결과 10억원가량의 자금이 들어왔다.

자문사의 도움을 받아 운용되는 공모펀드도 선전 중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KTB스타셀렉션펀드'로 연초 이후 54억원이 순유입됐다. 이 펀드는 마루투자자문이 전체적인 투자전략을 세우면 대표적인 가치투자 매니저인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본부장, 액티브 펀드 매니저인 이승준 KTB자산운용 본부장이 나눠서 운용하는 '멀티매니저 펀드'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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