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가 인천공장(옛 SK인천정유) 내에 짓고 있는 중질유분해시설에 대한 투자를 최대 5년간 연기하기로 했다.
SK에너지는 10일 총 투자비 1조5,200억원을 들여 하루 4만배럴 규모로 진행 중인 수첨분해(HCC) 방식 중질유분해시설에 대한 투자 완료 시점을 오는 당초 2011년 6월에서 2016년 6월로 늦췄다고 밝혔다.
중질유분해시설은 원유보다도 값싸게 거래되는 벙커C유를 분해해 휘발유, 경유 등 고부가가치 경질유를 만드는 고가의 설비장치다. 세계 석유제품 시장이 경질유 위주로 완전히 재편된 현재는 정유사의 수익성을 결정짓는 핵심 설비로 꼽힌다.
당초 SK에너지는 상압정제시설만 있는 인천공장에도 중질유분해시설을 조기에 갖춰 수익성을 높인다는 방침이었으나 최근 석유제품 글로벌 수요 감소로 정제마진이 급속히 악화되자 투자 시점을 미루기로 결론 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2016년 이전에라도 정제마진이 회복되면 공사 진행을 서둘러 시장에 대응할 것”이라면서 “(다른 부문으로의) 투자재원 재배분까지 고려한 의사결정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인천공장은 큰 역마진이 발생하는 벙커C유 처리에 어려움을 겪어 지난해 생산능력의 41%밖에 가동하지 못했고 올해도 1ㆍ4분기, 2ㆍ4분기 각각 42%와 47%의 가동률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투자시기를 유연하게 조정하려는 것이지 투자를 취소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인천공장의 원유정제ㆍ화학제품 생산설비 등에 대해서는 유가 등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최적 가동률을 설정할 수 있도록 운영방안을 새롭게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