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 자금의 급속한 유출과이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안을 막기 위한 대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제기됐다.
또 외국인의 경영권 위협과 무리한 고배당 요구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연구원은 17일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의 증대를 둘러싼 논의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비중이 40% 이상으로 급상승하면서 외국 자본의빠른 유출 가능성과 금융 시스템 불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가계 신용 문제가 악화돼 금융권의 유동성 위기가 재발하거나 중국 경제의 거품이 붕괴되면서 아시아 경제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질 경우 상당한 규모의외국 자본이 유출될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가 급등, 이라크 사태 악화, 중국 경제의 경착륙 등 해외 악재로 외국인자금이 철수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이 경우 주식 매도 외에 주가지수 파생 상품의 매매를 통해 금융 시스템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1998년 국제 투기자금(헤지펀드)이 홍콩의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을 공격했을 때 홍콩 정부가 1만 계약 이상의 주가지수 선물 거래에 대해 증거금을 150%인상하는 등 강력 대응해 헤지펀드가 약 24억달러의 큰 손실을 입은 점을 예로 들면서 우리나라도 비상 대응정책을 미리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보고서는 또 외국인에 의한 기업 경영권 공격의 폐해를 차단하기 위해 투자자보호 장치 마련, 기업 지배구조 개선, 불공정 거래 처벌 강화, 기관 투자가 육성,연기금의 주식 투자 기반 마련 등을 통해 국내 투자자가 주식을 살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증시에서 외국인이 비중이 커지면서 시장가치(시가총액)가 낮거나 대주주 지분이 적은 SK(1.1%), 삼성물산(1.6%) 등이 경영권 공격 대상이 될 수 있고 SK는 실제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의 확대로 기업의 배당이 크게 늘었다는 증거는 없지만 고배당으로 기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금까지 외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다며 배당의 적정성과 효율성에 대한 투자자의 정확한 판단을 위해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경영 정보에 대한 공시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보고서는 외국인 지분 증가로 유통 주식수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상장 주식수에서 최대주주 보유 주식과 외국인 보유 주식을 빼는 통상적인 방법을 사용할 경우 비유통 주식의 비중은 40%에 달하지만 외국인이 매매를 거의 하지않는 대주주와 달리 매매를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28%로 급감한다는 설명이다.
증권연구원 김형태 부원장은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의 안정이 유지될 수 있도록정책을 운용해 외국 자본의 급격한 이탈을 방지하되 대규모 유출이 발생하는 최악의경우를 가정해 `비상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