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집단폭력·차별 "노숙자는 괴로워"

인권위 의뢰조사…철거 강제동원 `예사'

우리나라 노숙자들이 집단 폭력에 노출돼 있고사회적 편견에 시달리고 있다는 실태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21일 국가인권위원회 의뢰로 성공회대 사회복지연구소가 지난해 10월 노숙인 60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숙인도 얼마전 미국에서 발생한 노숙인폭행치사처럼 불특정 다수에 의한 폭력에 늘 노출돼 있었다. 거리에서 지내는 C씨는 "지난해 지하철 회현역 근처에 있다가 취객이 이유없이소주병으로 얼굴을 내리쳐 다친 적도 있는 등 노숙자라는 이유로 흉기로 찌르거나뺨을 때리고 가는 행인이 많다"고 말했다. 쉼터에서 생활하는 A씨는 "새벽에 지하도에 갔는데 어떤 노숙인이 머리에 피를흠뻑 흘리며 쓰러져 있어 근처 지구대에 신고했지만 담당이 아니라며 119에 신고하라고 해 어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경찰은 노숙인이 행인에게 맞아서 신고하면 진단서 끊어오란 말부터 한다"고 말했고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B씨는 "어쩌다 행인하고 시비가 붙어 경찰서로 가면 가족을 총동원하는 상대에 비해 혼자 온갖 편견과 싸워가며 조사 받는 노숙자가 백번 불리하다"고 성토했다. 노숙인이 폭력에 노출돼 있을 뿐 아니라 식사를 제공한다는 종교 단체에서 강제로 설교를 듣거나 교회 부흥회, 강제철거 현장에 동원되는 사례도 다수 발견됐다. 노숙인 L씨는 "한 남자가 사업등록증 만들게 명의를 빌려달라고 해 빌려줬다가내 앞으로 22억의 세금이 나왔다"며 "중국 여자하고 결혼하면 5백만원 준다는 등 노숙인의 신분권 침해 문제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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