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重, 크루즈船 만든다

국내업계 처음… 11억弗 규모 美 입찰서 단독계약자 선정

삼성중공업이 10만톤급 규모의 크루즈선 건조계약을 따내며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이 시장에 진출했다. 이 회사가 건조할 '아파트형 크루즈선' 이미지. /사진제공=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유럽 조선업계가 독점하고 있는 크루즈선 시장에 국내 업체 최초로 진출했다. 특히 삼성중공업의 크루즈선 건조는 벌크선 및 유조선 등 상선 분야의 중국 추격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국내 조선업계가 '세계 1위'의 위상을 지킬 수 있는 발판을 만든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크루즈선사인 유토피아가 실시한 11억달러 규모의 크루즈선(10만톤급) 건조입찰에서 단독 계약자로 선정됐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STX그룹이 노르웨이 크루즈 조선사 아커야즈를 인수해 진출한 바 있지만 국내 업체의 기술로 크루즈선 건조 계약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중공업은 기본 설계를 통한 세부 사양을 확정한 후 내년 상반기 중 본계약을 체결, 오는 2013년 건조를 끝내고 선주사에 인도할 계획이다. 크루즈선 시장은 세계 1위인 국내 조선업체가 발을 들여놓지 못했던 '미개척지'로 남겨져 있었다. 그러나 스웨덴의 여객선 전문지 십팩스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크루즈선 승객은 2,000만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매년 6%의 성장세를 보일 정도로 성장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또 앞으로도 중국•인도 등의 신흥부호 증가에 따라 매년 6.5% 이상의 성장세가 전망된다. 내년부터 연간 13척(120억달러) 정도가 발주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 시장 진출을 위해 삼성중공업은 지난 1997년 업계 최초로 여객선팀을 발족한 후 크루즈선 전 단계인 대형 여객선 8척을 건조하며 경험을 쌓았고 전세계 운항 크루즈선의 소음•진동•인테리어•구명 및 소화설비 배치 등 핵심기술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또 독자적인 크루즈선 설계 및 운항제어 시스템 개발 등의 사전 준비도 끝마쳤다. 삼성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2005년 네덜란드에 인도한 대형 여객선이 그해 세계 최우수 여객선으로 선정됐고 올 7월에는 가스 배출량을 90% 이상 감축한 친환경 여객선을 개발하는 등 신뢰를 쌓아 이번에 크루즈선 시장을 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삼성중공업이 건조할 크루즈선은 조선과 건축 기술이 복합된 최고급 '아파트형 크루즈선'이다. 기존 크루즈선은 통상 10일 내외 일정의 단기여행객을 대상으로 운항하는 데 반해 '아파트형 크루즈선'은 장기 휴양 목적의 해상 별장으로 개인에게 객실을 분양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삼성중공업은 '아파트형 크루즈선'에 호텔형 객실(23㎡ㆍ7평) 204실 외에 최소 132㎡(40평)에서 최대 594㎡(180평)까지의 아파트 200실로 구성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이 시장에 진입하게 된 데는 13년간의 치밀한 사전 준비와 함께 타워팰리스•쉐르빌•라폴리움 등으로 축적된 건축 부문의 노하우도 한몫한 것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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