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05증시 10대 이슈

"지수 1,000 돌파" 부푼꿈<BR>정부 경기부양책·증시 재평가 호재 요인<BR>PEF 본격 출범 M&A테마 활성화 관심<BR>집단소송법·美 통상압력 증대등 악재도

◇지수 1,000포인트 돌파하나=지난해 말 배당락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가 견고한 모습을 보이면서 올해 증시에 대해 낙관론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성장률 하락, 원ㆍ달러 환율 인하 등 국내외 경제조건은 좋지 않지만 저금리로 인한 부동자금 유입, 국내 대표 기업들의 실적호전 등에 힘입어 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삼성ㆍ교보증권 등 일부 증권사를 제외한 거의 모든 증권사들은 올해 종합주가지수 고점을 1,100~1,200선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비관적인 입장을 보이던 삼성증권도 “지난해 말 배당락을 감안하면 지수가 실질적으로 저항선 890선을 돌파한 것으로 간주된다”며 “글로벌 증시에 편승한 상승세가 올해 초 랠리로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주도 세력 ‘외국인 대 기관’=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9일 현재 국내 기관의 누적 순매수액은 1조2,753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99년 7월 이후 사상 최대의 순매수 기록이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도 기관이 시장의 안전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현대증권은 “현재 외국인 비중과 앞으로 시장참여 정도를 감안할 때 외국인 매매 추종주의는 상대적으로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국내 기관이 진정한 주도세력으로 나서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삼성증권은 “국민연금의 영향력은 외국인 다음으로 커질 것”이라면서도 “국내 투자자의 외국인 대체 과정은 매우 완만하고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는 국내 기관이 외국인 매물을 충분히 소화해낼 정도로 힘을 비축하는 과도기라는 얘기다. ◇정부 정책 호재에 관심=올해도 내수침체 장기화, 부동산 침체 등이 국내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오히려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면서 해당 수혜업종에 대한 관심이 증폭될 전망이다. 이미 수출 성장세가 꺾인 상황에서 정부가 일자리 창출 및 경제성장률 5% 달성을 위해 쓸 수 있는 정책 카드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은 “증권산업 규제 완화, 벤처 활성화, 한국형 뉴딜 정책 등 새로운 정책 효과가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며 “증권ㆍ벤처ㆍ건설ㆍ유통업종에 대해 관심을 가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정부가 이미 공격적인 재정지출 확대에 나선 상황”이라며 “소비재ㆍ건설ㆍ통신업종 등의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 시행=지난해 말 국회 법안심사소위에서는 기업의 과거 분식회계를 증권 집단소송 대상에서 한시적으로 제외하는 법 개정 작업이 무산됐다. 국내 상장사들이 대책 없이 소송에 노출될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 특히 금융감독원이 증권집단소송 대상기업 82개사의 준비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중 75.9%가 전문적인 조직구조를 갖추기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상당수가 집단소송 전문 브로커들의 사냥감이 될 것으로 보여 해당 기업의 신용도 하락으로 인한 경영활동 위축, 주가하락 등 투자자의 피해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소송 관련 뉴스만으로 주가가 급등락하고 투기세력이 이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LG투자증권 등 일부에서는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 시행으로 경영투명성이 높아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주도종목 ‘IT 대 소재주’=철강ㆍ화학 등 소재주와 정보기술(IT)주 중 어느 쪽이 올해 증시를 주도할지에 대한 시각이 팽팽한 상황이다. 대다수 증권사는 소재주보다 IT주를 유망하게 보는 반면 일부에서는 IT주의 고평가 시기가 끝났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IT업종은 그동안 상대적 약세를 보여온데다 글로벌 경기 반전 때 가장 큰 상승 모멘텀이 예상된다”며 “소재업종은 지난해 이미 많이 오른 만큼 전체적으로 IT에 비해 상승률이 낮고 저평가된 밸류에이션을 해소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동원증권은 “IT주가 항상 비IT주가보다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을 부여받았지만 IT 성장률이 떨어짐에 따라 IT주 프리미엄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위앤화 절상되나=중국 위앤화 절상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해 4월29일 중국 정부의 경기 속도조절론 발언으로 국내 증시가 폭락했던 기억 때문이다. 증시에는 위앤화 절상 가능성은 공감하면서도 그 파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증권은 “중국 정부가 내년 상반기 중 일일 변동폭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위앤화 평가절상을 시도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이 공동 수혜를 받는 방향으로 진행되는데다 수출비중이 높은 양국의 긴축 시기와 맞물려 우리 증시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현대증권은 “소재 섹터와 차이나 이펙트의 영향력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며 “위앤화 절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도 “아시아 통화의 동반 절상으로 단기 충격은 예상되나 중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의 구매력 확대로 대중 수출호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통상압력 가능성 증대=미국이 쌍둥이(재정ㆍ무역)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아시아권에 대해 공세적인 통상분쟁을 일으킬 가능성도 올해 증시의 주요 변수다. 삼성증권은 “위앤화 절상만으로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데 한계가 많다”며 “통상압력의 주요 타깃은 중국이지만 국내 수출도 예상외로 급격하게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통상마찰은 해당 산업과 기업에 부담을 주고 수출에 타격을 입히는 것은 물론 그 특성상 예측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 잠재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배구조 핵심 이슈로=올해부터 사모투자회사(PEF)의 본격 출범, 창투사의 지배투자 허용 등으로 기업지배구조 문제가 증시의 관심사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자금 유입에 따라 투자 활성화가 기대되는데다 기업구조조정 촉진 등이 예상되는 것. 특히 인수합병(M&A) 테마는 또 한번 증시를 달굴 게 확실하다. 또 외환위기 이후 외국계 자본의 구조조정 시장 독점으로 국부 유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토종자본이 PEF를 통해 M&A 무대의 강자로 떠오를지 주목되고 있다. 한국투신운용은 “PEF는 투자기간이 길고 투자위험이 높지만 외국의 경우 수익률이 연 20~3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LG투자증권도 “PEF 운용은 경영권 인수가 전제이기 때문에 중소형 우량주나 정부지분 매각 기업 등을 중심으로 M&A 테마가 형성될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도 M&A 방어를 위해 사업구조조정, 지배구조 개선 등에 나설 수밖에 없어 주식시장에 활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 재평가 논의=대다수 증권사는 “국내 대표 기업의 경우 수익성 개선, 시장지배력 확대, 주주가치 창출 등으로 글로벌 선두기업과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며 “올해는 해당기업의 주가 차별화 및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단기 모멘텀 투자보다 장기 가치투자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이미 실적 및 지배구조가 증명된 기업은 주가 재평가가 시작되고 있다는 뜻이다. 현대증권은 “국내 증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상존하고 중장기 성장 동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하향식(Top-down) 방식으로는 재평가 가능성이 낮지만 상향식(Bottom-up) 방식을 통해서는 이미 주가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과도한 낙관이나 비관도 금물”이라면서도 “주가 재평가는 시간을 두고 진행되고 있어 글로벌 대표 기업에 대한 중장기 가치투자가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저금리 충격… 자금 증시 이동=저금리 여파로 지난해가 시중자금의 유입 가능성을 타진해본 해였지만 올해는 본격적인 유동장 장세가 기대된다는 게 대다수 증권사들의 전망이다. 적립식펀드ㆍ주가연계증권(ELS) 등에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도 채권보다 주식비중을 높일 계획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적립식 펀드 설정잔액은 1조8,000억여원 정도, 설정 계좌 수는 70만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단기간 주가 등락에 연연하지 않은 장기 투자자금으로 국내 증시의 고질적 문제인 수급구조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신증권은 “개인의 간접투자액 증가와 연기금의 시장영향력 확대 등으로 단기 주가 변동폭이 줄어들 것”이라며 “특히 저금리 기조에 따라 주식투자 자금의 상당 부분이 배당투자를 겨냥할 것으로 보여 배당주에 대한 관심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주식투자 때 실적 모멘텀 중시인가 장기가치 중시인가 ▦미국ㆍ중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 ▦환율ㆍ유가ㆍ원자재값 동향 ▦증권사 구조조정 및 M&A 등도 올해 증시를 달굴 이슈로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