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굵고 가는 건 재봐야 안다?

■ 그린 공략 '퍼터그립' 관전포인트

장하나(사진)와 김하늘이 31일 오전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1라운드에 앞서 퍼트 연습을 하고 있다. 장하나는 직진성이 좋은 굵은 그립을, 김하늘은 감각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그립을 애용한다. /용인=이호재기자

장하나와 김하늘(사진)이 31일 오전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1라운드에 앞서 퍼트 연습을 하고 있다. 장하나는 직진성이 좋은 굵은 그립을, 김하늘은 감각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그립을 애용한다. /용인=이호재기자

두꺼운 그립, 스트로크 안정, 퍼팅 일관성 업

vs


얇은 그립, 손 감각 극대화로 거리감 높여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이라는 골프 금언이 있다. 곧게 뻗어 가는 드라이버 샷, 그린을 적중시키는 아이언 샷도 중요하지만 퍼트 숫자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성적을 좌우한다. 31일 경기 용인의 레이크힐스 용인CC에서 개막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역시 퍼팅이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그린의 굴곡이 심하고 스피드도 빠르게 해 난도를 높여 놓았기 때문.


그린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가 우승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장비 도움을 통해 퍼팅감 향상을 꾀하는 선수들이 있어 눈에 띈다. 대표적인 것이 일반적인 퍼터 그립에 비해 2~3배 굵은 그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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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 그립은 과거 '굵고 각진 사각형 그립이 스트로크 때 손목의 꺾임을 막아줘 보다 똑바로 볼을 굴릴 수 있다'는 이론에 따라 만들어졌다. 이론이 설득력을 얻으며 사각 단면 그립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그립의 모서리가 각이 지면 안 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이후 규정에 어긋나지 않도록 모서리는 둥글되 사각형처럼 손목의 움직임이 제어되는 굵은 그립이 등장했다. 그래서 '홍두깨 그립'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국내에는 수년 전 한국 남자골프의 간판 최경주가 사용하면서 알려졌고 현재 상당수 선수들이 굵은 그립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KLPGA 투어 상금왕(현재 3위)인 장하나(22·비씨카드)는 굵은 그립 예찬론자다. 그는 이날 "퍼팅 때 손목이 꺾이는 문제가 있어서 지난해 12월 굵은 그립으로 교체했다"면서 "이후 스트로크가 안정돼 퍼팅의 일관성이 좋아졌고 볼을 똑바로 굴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방향성이 좋다는 점에서 굵은 그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굵기의 그립을 선호하는 선수가 많다. 굵은 그립은 거리감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어서다. 거리감은 퍼트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로 특히 휘어지는 퍼트 때 더욱 중요하다. 볼이 휘어지기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 지점을 판단했다면 그에 맞춰 거리를 조절해야 한다. 거리감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경사를 잘 파악하고 똑바로 굴린다고 해도 무용지물인 셈이다. 상당수 선수들이 손의 감각을 극대화해 거리를 맞추려는 의도로 얇은 그립을 사용하고 있다.

2012년 이 대회 우승자로 일반적인 그립을 사용하는 이정민(22·비씨카드)은 "굵은 그립이 스트로크의 일관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거리감이 떨어진다"며 "퍼팅은 감각이 중요하기 때문에 얇은 그립을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굵은 그립을 장착한 선수는 장하나를 비롯해 허윤경(24·SBI저축은행)·양수진(23·파리게이츠)·박벼리(20·고려신용정보) 등이 대표적이다. 양수진은 올 시즌 초 2연패를 노렸던 넥센 마스터즈에서 컷 오프된 뒤 이 그립으로 바꾼 후 KG·데일리 레이디스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방향성(굵은 그립)과 거리감(얇은 그립)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선수들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보여줄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이번 대회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류시환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기자 soonsoo8790@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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