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사태 "법치국가에서 어찌 이런일이…"
18일로 불법점거 닷새째화염방사기 쏘며 저항 경찰진압도 실패…덤프연대 파업 움직임등 사태 확산조짐
포항=곽경호 기자 kkh1108@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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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권력에 맞서 사제 화염방사기 등을 쏘며 극렬하게 저항하는 노조원들을 모습을 볼 때 마치 무정부 상태에 빠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포항 건설노조원들의 불법 점거로 닷새째 일터를 잃고 거리로 내몰린 포스코 본사 직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포항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던 17일 오전. 바리케이트가 쳐진채 굳게 닫혀진 포스코 본사 건물을 먼 발치서 바라보던 포스코 본사 소속 상당수 직원들은 “법치국가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느냐”며 한결 같이 울분을 쏟아 냈다.
노조의 점거 첫날 끝까지 사내에 남아 사무실을 지켰던 포스코 홍보팀 박영수 과장은 “포스코 본사 건물내에는 국가 기간산업체인 만큼 중요한 서류나 전산시스템 등이 산재해 있다”며 “이번 노조점거로 본사 내부가 아수라장으로 전락하는 것을 기억하면 눈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포항건설노조원들의 불법 점거사태가 장기화 양상을 띠고 있는 포스코 본사 주변에는 “이번 사태가 결국 파국으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분위기가 갈수록 팽배해지고 있다. 공권력 투입당시 조기에 강제해산을 자신했던 경찰쪽도 이 같은 분위기는 마찬가지. 이날 오전 경찰은 대치 5일만에 처음으로 노조원 강제진압을 위해 4층 진입을 시도했지만 가스통에 쇠파이프를 이어 붙인 사제 화염방사기로 극렬 저항하는 노조원들에 막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경찰측 관계자는 “섣불리 진압에 나서다가는 건물 방화 등 최악의 상황이 우려된다”며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포스코 불법 점거사태가 노사는 물론 포항시민들에게도 점차 불안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번 사태가 대규모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오는 19일 형산강 둔치 운동장에서 영남권 민노총 노동자 대회를 개최하기로 한 데 이어 25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전국 단위 집회를 열어 포스코 본사 점거사태를 쟁점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 2003년 포스코 물류를 올스톱시켰던 덤프연대측도 포항 건설노조 지원을 위해 조만간 덤프 파업을 재연시킬 움직임으로 있어 포스코는 물론 포항지역 경제계가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포항 시민단체들은 이에 대해 “노조가 불법점거를 풀고 먼저 대화에 나서야 할 때”라며 “이번 사태로 지역경제가 심각한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면 50만 포항시민들이 결코 좌시하지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입력시간 : 2006/07/17 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