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與 영남권 의원 "대통령 탈당"까지 거론

■ 정치권 반응<br>"대선·총선 앞두고 직격탄" 불만<br>박근혜 前대표 31일 입장 밝힐듯

대구 지역 출신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30일 국회의원회관의 유승민(왼쪽 세번째) 의원실에서 정부의 신공항 입지 선정 결과 발표에 앞서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한나라당 소속이 대부분인 영남권 국회의원들은 30일 동남권 신공항이 사실상 백지화하자 대통령의 탈당을 거론할 정도로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로 자신들이 한나라당 텃밭에서 대신 직격탄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차기 대선 공약이나 민자 유치를 통해 신공항을 되살리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대구 달성군이 지역구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31일 대구에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여 정치권은 '세종시 발언'과 같은 사태가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이날 오전부터 영남권 의원들은 정부의 발표 내용을 탐색하며 대응 수위를 논의했다. '밀양이 40.7, 부산 가덕도가 38.0점으로 50점에 미달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영남 지역 의원들은 이미 청와대에서 흘러나온 백지화를 기정사실화한 채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발표를 한 시간 앞두고 한나라당 대구 시당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홍사덕ㆍ이해봉ㆍ박종근ㆍ주호영 등 대구 출신 의원들이 모여 성명서 초안을 다듬었다. 유 의원은 "일각에서 정부가 백지화라는 표현은 안 쓰고 2025년 장기국책과제로 하겠다고도 하는데 장기국책과제 역시 반대"라고 했고 대통령 탈당 요구에 대해서는 "논의해보겠다. 정해진 게 없다"고 가능성을 열었다. 앞서 대구 출신인 이한구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공약에 대한 불신이 누적되다 보니 정치 불신이 심각한 상황으로 한나라당은 이번에 치명타를 입게 되는 것"이라고 했고 영남 지역 의원들의 탈당 요구에 대해 "지역 주민들이 반감을 갖는 것은 정부가 잘못한 데 대한 반감인데 왜 한나라당 의원들이 탈당하나, 청와대가 그만두면 그만두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친이명박계인 조해진 의원(밀양 창녕군)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통령 주변에서 일을 잘못했다"면서 "경제성이 없다고 하지만 이미 대통령이 당선된 후 지난 2008년 '5+2 광역권 개발' 방안의 하나로 동남권 신공항을 발표할 때 경제성은 판명 난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대안으로 등장한 과학비지니스벨트 이전이나 KTX 연장에 대해서도 이들은 시큰둥했다. 대구 구미 지역인 김태환 한나라당 의원은 "국책사업을 달래고 입 막으려고 나눠주는 게 말이 되나"라고 꼬집었고, 조 의원은 "차기 대선 공약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무성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부산 지역 의원들은 발표 직후 허남식 부산시장을 만나 '민자를 유치해서라도 신공항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당 지도부는 의원들의 자제를 촉구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29일 강릉에서 "국가 100년 대계를 보고 결정하는 것이니 승복해야 한다면서 당 차원에서 영남출신 의원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했고 김무성 원내대표도 "전문가들의 건의에 따른 정부의 고뇌 어린 고민을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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