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롱쇼트펀드의 뜨거운 인기에도 불구하고 해외 롱쇼트펀드에는 아직 온기가 퍼지지 않고 있다. 운용사들은 국내 주식으로 운용하는 롱쇼트펀드가 올 들어서만 1조원 가까운 자금이 몰리며 인기를 끌자 해외 주식에도 투자하는 상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하지만 아직 해외 롱쇼트펀드에는 기대만큼 자금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
운용사들이 올 들어 출시한 해외 롱쇼트펀드는 총 4개로 대부분 지난 2월 설정됐다. 이중 '하나UBS글로벌롱숏자[주혼-재간접]Class A'와 '한국투자아시아포커스롱숏자(주식-파생)(A)'의 경우 각각 277억원과 275억원이 순유입되며 해외 롱쇼트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왔다. 특히 한국투자아시아포커스롱숏자(주식-파생)(A)의 경우 설정한 지 일주일 만에 1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며 초반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올해 3월에 설정된 국내 롱쇼트펀드인 '미래에셋스마트롱숏50자 1(주혼)종류A'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2,858억원 순유입됐고 '미래에셋스마트롱숏30자 1(채혼)종류A'에는 689억원이 몰린 점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특히 '한국투자아시아포커스롱숏' 상품과 같은 날 설정된 'KB한일롱숏자(주혼-파생)A'의 경우 현재까지 90억원 순유입을 보였고 '신한BNPP아시아롱숏자(H)[주혼-파생](종류A1)'도 130억원에 머물렀다.
이들 해외 롱쇼트펀드들은 설정 초기 기대감과 달리 4월 들어 순유입액 증가 속도도 감소하고 있다. 대부분 해외 롱쇼트펀드들이 2~3월 100억원대 자금을 유치했지만 4월 들어 10억원대 미만으로 자금 유입 속도가 둔화됐다.
증시전문가들은 해외 롱쇼트펀드의 성장이 더딘 데 대해 초기 단계라 검증이 되지 않았고 아직까지 국내 롱쇼트펀드에 대한 신뢰가 높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설정 기간이 짧아 해외 롱쇼트펀드에 대한 검증이 안 된 상태"라면서 "운용기간이 짧아 투자자들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투자자 입장에서 잘 아는 국내 기업 대비 해외 기업은 이해도가 떨어진다"면서 "특히 오랫동안 실적을 보여준 국내 롱쇼트펀드 인기로 인해 해외 롱쇼트펀드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증시전문가들은 미지근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결국 해외 롱쇼트펀드가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국내 롱쇼트펀드도 처음에는 미미하다가 2~3년간 트랙 레코드를 쌓은 후 대중화에 성공했다"면서 "해외 롱쇼트펀드도 트랙 레코드를 쌓다 보면 신뢰도가 상승하면서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도 "해외 롱쇼트펀드에 대한 시장 관심은 높다"면서 "국내 롱쇼트펀드 시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 해외 롱쇼트펀드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운용사들도 해외 롱쇼트펀드 시장 확대를 위해 추가 상품을 준비 중이다.
국내 롱쇼트펀드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도 해외 시장에 대한 강점을 살려 조만간 관련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고 하나UBS자산운용도 기존 상품을 업그레이드한 해외 롱쇼트펀드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