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강북의 심장이 뛴다] <1> 모습 드러낸 강북 그랜드 디자인

4대문안 지역 상가등 대대적 정비 통해<br>과거·미래 공존하는 '서울 거점' 으로 육성<br>새 성장동력 유인 "강남과 격차해소" 야심



[강북의 심장이 뛴다] 모습 드러낸 강북 그랜드 디자인 4대문안 지역 상가등 대대적 정비 통해과거·미래 공존하는 '서울 거점' 으로 육성새 성장동력 유인 "강남과 격차해소" 야심 서울 강북 개발이 본격 추진되면서 강북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71년 청계고가도로 준공으로 복개사업이 완료된 청계천. 지난해 10월 복원 이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청계천. ‘맑고 매력적인 국제도시 서울’ 지난 3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한 후 서울시청 외벽의 현수막에 써 붙인 글이다. 맑고(환경), 매력적이며(문화), 국제업무가 활발한(경제) 도시를 만들겠다는 그의 취임사를 다짐하듯 걸어놓은 것이다. 오 시장 뿐 아니라 전 세계 대도시의 시장들은 대부분 비슷한 고민에 빠져있다. 도시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낡은 도시를 재단장하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이다. 도심(都心)이란 ‘도시의 심장’, 즉 도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핵심지역을 일컫는다. 서울의 도심은 북으로 율곡로, 남으로 퇴계로, 동으로 다산로, 서로 의주로로 둘러싸인 사대문 안 지역으로 통상 이해된다. 서울의 도심은 중세에 건설된 신도시로 500년 이상 원형을 유지해오다가 지난 100여년 사이 일제강점과 전쟁을 겪으며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서울의 크기는 50배 이상 커졌고, 성리학과 풍수지리를 바탕으로 지어진 도시는 건물과 매연이 가득찬 정체성 없는 도시로 변했다. 도시의 중심에 흐르는 한강은 오히려 강남과 강북을 갈라놓고, 그 경제적 격차를 더욱 벌려놓았다. 서울의 도심에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러한 서울의 문제점을 바로잡을 수 있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가장 큰 문제인 강남과 강북간의 균형개발을 이루기 위해서는 도심의 구조개혁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 도심의 심장이 뛰기 시작하면 강북 전체에 혈색이 돌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이명박 전임 서울시장의 청계천 복원사업은 대체적으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도심부를 관통하는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복개된 청계천을 복원한 것은 도심공간 구조를 완전히 변화시켰을 뿐 아니라 도심개발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시정개발연구원이 청계천 주변지역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변화의 ‘싹’도 돋아나고 있다. 청계천 복원 전후로 토지매매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지가의 경우 테헤란로가 20% 상승하는 동안 도심부 기타지역은 30%, 청계천변은 50% 이상 올랐다. 오피스 임대료는 평균 10%, 아파트값은 11% 상승했으며, 아직 늘어난 유동인구가 상가매출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못해 상가 임대료는 큰 변화가 없지만 기존 산업점포의 용도변경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중이다. 임희지 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산업통로가 녹지통로로 바뀌면서 청계천변의 성격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며 “특히 일요일 오후시간에 청계천을 방문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도심 관광의 활성화가 충분히 성공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추진 중인 ‘강북 부활 프로젝트’도 정확히 청계천에서 시작된다. 서울시는 앞으로 청계천을 가로축 삼아 남대문~경복궁, 명동~인사동, 세운상가~창경궁, 국립극장~동대문 등 4개의 세로축을 잇는 문화ㆍ관광거점을 육성할 계획이다. 그 중에서도 임기동안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는 세운ㆍ대림상가를 철거하고 동대문운동장을 종합문화공간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세운상가를 헐어낸 자리에는 녹지를 조성해 종묘에서 남산 사이에 끊어진 남북 녹지축을 복원하고, 그 자리에 복합문화공간을 신축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북한산에서 시작하는 녹지축이 종묘-남산-국립묘지를 지나 관악산까지 이어지게 된다. 동대문운동장 자리에는 2만 평의 녹지와 함께 서울을 둘러싼 성곽이 복원된다. 하지만 오 시장 앞에 놓여진 과제는 더 어렵다. 이제 도심의 ‘조경’을 바꾸는 차원을 뛰어넘어 도시 전체의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정부 주요기관과 기업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새로운 산업동력을 끼워넣어야 하고, 청계천 물길이 트이면서 꽉 막히게 된 교통과 주차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서울시가 계획한 강북 개발이 절차상 장기간에 걸쳐 진행될 수 밖에 없고, 개발이 진행될수록 강북이 가진 고유의 정체성과 자연 풍광이 사라진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사안이다. 정창무 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좋은 환경, 멋진 집도 중요하지만 결국 서울시가 내놓아야 하는 것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며 “뉴욕의 맨허튼, 런던의 더시티처럼 금융ㆍIT산업 등 미래형 산업을 집중적으로 유치하는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 서울시의 '강북 미래상' 청계천중심 4대축 문화·관광거점으로… 동대문운동장 부근 성곽도 복원 계획 청계천 복원을 계기로 최근에야 본격적인 추진이 시작됐지만 서울의 도심개발은 오랫동안 묵혀온 과제이자 꾸준한 연구 대상이었다. 서울시가 사대문 안 도심부에 대해 처음 종합적인 관리계획을 세운 것은 지난 2000년. 도심이 우리 고유의 문화와 정체성을 지키면서 동시에 경제적으로도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 '도심부 관리 기본계획'의 목표였다. 하지만 2002년 청계천 개발과 강남ㆍ북 균형발전이라는 새로운 정책이 추가되면서 2년이 채 안된 계획은 다시 수정ㆍ보완을 거쳐 '도심부 발전계획'이라는 이름으로 2004년 발표됐다. 현재 서울 도심개발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고 있는 '도심부 발전계획'은 도심부와 청계천 주변에 대한 전망과 정책방향, 지역별 특성에 따른 관리지침, 건축물의 용적률ㆍ건폐율ㆍ높이에 대한 원칙, 녹지와 문화재 복원 및 거주ㆍ보행 환경개선을 위한 지원책 등이 총 망라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 계획에서 서울을 ▦600년 역사도시의 품격과 문화가 느껴지고 ▦경제적 활력과 다양성ㆍ생동감이 넘치는 ▦보행자 위주의 매력 있는 시민생활공간이자 ▦세계와 만나는 대한민국의 얼굴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책도 도심부 발전계획의 틀을 따랐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청계천을 기준으로 4대 남북 축을 문화ㆍ관광거점으로 키운다는 7대권역에 문화거점을 조성하겠다는 발전계획과 일맥상통하고, 세운상가와 동대문운동장 인근 성곽복원도 발전계획에 포함된 내용이다. 서울의 개발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김석철 명지대 건축대학장이 지난 30년간 발표해온 제안을 참고할 수 있다. 그는 현재 철거 논의가 진행 중인 세운상가가 설계됐던 67년부터 서울의 도시구조에 대한 고민의 끈을 놓지 않은 건축가다. 그는 정도(正都) 600년인 94년 '서울계획 100년'과 '꿈꾸는 한강' 등을 발표했고, 2000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사대문안 서울-구조개혁'과 '서울비전플랜 2000' 등을 전시해 서울의 다이내믹한 미래상을 소개했다. 그가 발간한 책 '여의도에서 새만금으로'에 따르면 서울은 기본적으로 산으로 둘러싸인 도시라 산의 흐름을 도시 내부로 연결하면 자연을 한복판으로 쉽게 끌어들일 수 있다. 한강을 동서로 관통하는 한강축과 북한산에서 용산공원을 따라 관악산으로 이어지는 남북축이 서울을 4등분하면 안양천, 불광천, 중랑천, 탄천으로 다시 16등분된 수변축이 탄생할 수 있다. 도심에는 서울을 대표할 만한 거리를 만들기 위해 광화문에서 남대문을 잇는 상징가로를 조성하고, 동대문과 남산 일대에 산재한 문화공간을 한 축으로 연결해 '디자인 스트리트'로 활성화 시키자는 방안도 흥미롭다. 도심 밖 강북 개발에 대해 그는 동서지역의 대학군(郡)을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강북에만 있고 강남에 없는 대학인구, 역사, 자연 세 가지를 결합해 동북권(여의도ㆍ용산, 난지도ㆍ상암동)과 서북권(중랑천ㆍ경원선 사이)에 신산업 도시단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구상이다. /기획취재팀=구동본 팀장, 정두환·이연선 기자 dbkoo@sed.co.kr 입력시간 : 2006/07/2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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