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49·사진) NHN엔터테인먼트(181710) 회장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이 회장은 네이버 창업 멤버로 검색엔진을 만든 장본인이다. 지난해 게임 법인 'NHN엔터테인먼트'로 독립 출발하면서 잠시 주춤 했으나 최근 들어 NHN엔터테인먼트를 새롭게 바꿔 놓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 회장이 이끄는 NHN엔터테인먼트는 게임 뿐만 아니라 온라인 유통과 전자상거래, 교육, 스포츠 등 다양한 영역을 영위하는 '제2의 종합 인터넷 기업'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에서 독립한 게임업체 NHN엔터는 이준호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최근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기업에 대해 잇따라 투자와 인수를 진행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주주총회에서는 결제대금예치업과 전자지급결제대행업, 선불전자지급수단의 발행 및 관리업, 온ㆍ오프라인 교육업 등을 사업 정관에 추가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명확히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직접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진 않았지만, 부장이나 이사들에게 구두로 게임 사업만이 아니라 IT 전반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들에 투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다"고 전했다.
실제 NHN엔터가 최근 잇따라 인수한 회사들은 해당 분야에서 전도유망한 신생 업체들이 다수다.
NHN엔터 관계자는 "보안 업체인 피앤피시큐어의 경우 250억 원 매출과 1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라며 "현재 약간 부진을 겪고 있는 티켓링크나 인크루트도 경영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면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NHN엔터의 행보는 변동성이 큰 게임사업에 집중하기보다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자 하는 이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국내 IT 거물 중 한 명이다. 현재의 네이버 검색 서비스를 구축한 그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후 카이스트 박사 과정을 거쳤다. 이후 숭실대 부교수로 재직하던 중 이해진 네이버 의장의 권유로 옛 NHN에 합류했다.
이후 네이버에서 승승장구한 이 회장은 지난해 네이버에서 독립한 NHN엔터테인먼트의 회장을 맡고 있다. 올 2월 기준 1조635억 원의 주식을 보유, '주식 갑부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또래 IT 1세대들과 달리 대학 시절 때부터 게임을 별로 즐기지 않았다고 밝힌 이 회장은 검색 기술 전문가다. 네이버에 몸담았던 시절에도 검색사업을 주축으로 샵N 사업을 추진하는 등 오히려 전자상거래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분리 이후 회사 정체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고, 그 결과 단순한 게임업체가 아닌 종합 인터넷 기업이라는 목표를 설정한 것 같다"며 "네이버와 카카오가 아닌 또 다른 형태의 인터넷 기업을 꿈꾸고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