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7일 검찰이 청목회(청원경찰친목협의회) 후원금 수사 과정에서 정당·정치활동 내용이 담긴 지역사무소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전체를 압수하는 등 정치사찰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석현 의원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대포폰’은 간데 없고 후원회 포탄만 떨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이 압수한 지역사무소 컴퓨터 본체에는 당원 대의원 명부와 각종보고서, 정부 규탄대회 참석자 명단과 심지어 전 대통령 분양소 비용 등 지역위원회 정당ㆍ정치활동 등에 관한 모든 업무파일이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찰은 후원회 통장뿐 아니라 일부 의원의 사무국장 부인 통장과 임의동행이라는 미명아래 사무국장의 부모 집도 압수수색했다”고 말했다.
압수수색은 청목회 로비 의혹에 대한 증거인멸을 막기 위한 일인데 검찰이 정치 사찰을 목적으로불필요하게 압수수색을 확대했다는 것이다. 그는 “후원회 장부와 선관위 신고 말고 더이상 무슨 증거가 있을 수 있냐”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의원들 책상을 뺀 후원회 관계자만 수색했다”는 이귀남 법무장관의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을 언급한 뒤 “이건 도대체 장관의 말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정치권이 총제적으로 우롱당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이번 청목회 수사가 청와대와 검찰의 교감하에 기획된 수사라고 규정했다.
검찰은 스폰서, 그랜저 검사 등으로 여느 때보다 강한 개혁압박을 받고 있고 청와대 역시 민간사찰 과정에서 ‘대포폰’을 사용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대포폰 의혹을 처음 폭로한 이석현 의원은 대포폰이 아니고 차명폰이라는 검찰 설명에 “최모 행정관은 KT점포 사장 부인의 명의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최 행정관이 자기 명의만 드러나지 않게 불특정 다수 명의로 핸드폰 만들어달라고 한 것이기 때문에 대포폰이 맞다”고 반박했다.
이어 대포폰이 1대뿐이라는 해명에 대해서도 “통화 상대방이 비보안성 전화기라면 대포폰도 함께 도청이 되기 때문에 여러 대가 사용됐을 것”이라고 재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