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어닝시즌 기업실적 촉각이번주 뉴욕증시는 탄저병에 대한 두려움이 어느 정도 가시고, 지난주에 이어 계속되는 상장기업의 3분기 실적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탄저병이 확산될 경우 추가 하락의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다. 아프가니스탄에 특수부대가 진입했고, 지상군이 전과를 올리느냐 여부도 뉴욕 월가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크게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엔 기업 실적이 비교적 양호하게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탄저병 확산에 대한 두려움으로 다우존스 지수는 1.5%, 나스닥 지수는 1.9% 각각 하락, 지난 3주간에 조성된 상승 장세가 일단 한걸음 후퇴했다.
그러나 이번주 증시를 비교적 밝은 전망을 비추게 한 것은 지난주 금요일(19일) 오후장에 주가가 상승세로 급선회했다는 점이다.
이는 탄저병과 추가 테러에 대한 불안감을 소화하고 상승의 기운을 만들어 냈음을 의미한다. CNN TV는 "주말의 회복세는 개인투자자들이 돌아오고, 탄저병으로 인한 주가 하락을 떠받치는 힘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테러리스트의 소행으로 간주되는 탄저병은 질병 자체의 위험성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나, 무서운 것은 큰 사건을 당한 미국인들이 지나칠 정도로 과민반응을 하면서 공포에 젖어있다는 점이다.
상원 의원 사무실에서 탄저균이 발견됐다고 해서 하원이 일주일 정도 문을 닫게 하는 두려움이 지난주 뉴욕 증시를 지배하고 있었다. 탄저병이 더 확산되느냐, 범인이 잡히느냐 하는 점등이 시장의 공포를 해소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어닝시즌 지속
지난주 1,400개의 상장사가 실적을 발표했는데, 대체로 월가의 기대치를 적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 IBM은 한해전에 비해 매출과 순이익이 크게 악화됐음에도 불구,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기대를 넘어섰기 때문에 호재로 작용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제너럴 모터스(GM)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주에 실적을 공개하는 주요 상장기업은 ▲ 22일 어메리칸 익스프레스, SBC 코뮤니케이션, 3M, 비테스 반도체 ▲ 23일 엑손 모빌, 브리스톨 마이어, AT&T, 컴팩 ▲ 24일 넥스텔, 이스트만 코닥 ▲ 25일 AIG, 암젠, 월드콤, JDS유니페이스 ▲ 26일 유나이티드 헬스, 에릭슨등이다.
중요한 것은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기대치(Expectation)다. 기업경영평가기관인 톰슨- 파이낸셜은 상장기업들의 3분기 영업수익이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22.6% 하락, 10년만에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의 주가가 이 기대치에 와있기 때문에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보다 경영실적이 나쁘지 않을 경우 주가는 오르고, 그보다 더 나쁠 경우 주가는 내려갈 전망이다.
◆ 베이지북에 주목
이번주에 발표되는 지표 가운데 주목할 것은 오는 24일 발표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베이지북이다.
베이지 색깔의 표지로 만들어진 이 책자는 일년에 8번 발표되는데, 오는 11월초 금리 조정의 자료로 사용될 전망이다.
이 보고서는 9.11 테러참사 이후 중앙은행이 발표하는 첫 베이지북으로 참사 이후 미국 경제의 전국적인 모습이 암울하기 때문에 증시에도 우울한 분위기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은 지난주 상하 양원 합동회의에 출석, "아직 정확한 통계가 나오지 않아 전망이 불투명하지만, 테러로 인해 미국 경제가 단기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한바 있다.
베이지 북은 증시에 두가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가 10년간의 장기호황에 종지부를 찍고 침체로 빠질 가능성을 시사함으로써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뺏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11월초에도 FRB가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시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 채권시장 호조
뉴욕 채권시장은 지난주에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장기 국채가 인기를 끈 반면, 단기물은 보합 또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는 미국 경제가 장기적으로는 회복할 것인지만, 단기적으로 침체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게다가 탄저병과 제2테러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면서 단기물을 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번주에는 FRB의 추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로 단기물 채권에 대한 수요가 높으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일 2년물 미 재무부채권(TB)의 수익률은 2.75%에서 2.74%로 하락하고, 역으로 가격은 상승했다.
독일과 일본의 경제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은 물론 세계적인 추가 금리 인하의 동조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달러화는 미국의 불안한 움직임에도 불구,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보합세를 유지했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유럽과 일본의 경제가 미국만큼이나 심각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