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기록하고증권사 순이익은 2.6배나 늘어나는 등 금융권 영업실적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모습을보였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 보면 은행들의 경우 `깜짝 실적'과는 달리 사실상 수익성이 악화됐으며 생보사들 순이익도 반토막이 나는 등 질적으로는 영업환경이 밝지 만은 않았다.
먼저 3일 현재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6개 시중은행들의 순이익을 보면 2조8천321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1조4천350억원에 비해 배 가까이 늘어난 97%의 증가율을보였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의 실적이 대폭 호전된 것은 부실여신이 줄어들면서 1회성 이익이 크게 늘어나고 대손충당금 환입액이 예상 밖으로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다시 말해 영업활동과는 무관하게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일 뿐이며 실질적으로는 영업이익이 제자리를 유지하거나 아예 뒷걸음질 치면서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된 것이다.
이와 관련,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도 지난달 30일 무주리조트에서 열린 한국금융연구원 주최 정책세미나에서 은행의 수익성 호전은 은행의 능력 때문 만은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윤 위원장은 "금융계 스스로가 공적자금 등 국민의 도움을 받았다"고 지적하고"최근 금융계 수익성이 호전된 것도 국민의 지원을 받은 기업 회생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경제회복이 늦어지면서 다수가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권이 `사상 최대의 수익' 운운하는 것은 고운 시선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역할 재정립을주문했다.
다시 말해 `배당 잔치'를 벌여 외국인 주주들의 이익을 챙겨주기보다는 앞으로영업환경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쌓는 등 미래를 대비하도록 하라는 것이다.
증권사들도 증시 호황의 여파로 주식위탁매매수수료 수입 등이 크게 늘어나면서올 상반기(4-9월) 세전 순이익이 작년 동기에 비해 2.6배나 늘어나 즐거운 비명을지르고 있다.
금융감독원 잠정 집계에 따르면 40개 증권사와 15개 외국증권사 국내지점들의세전 순이익은 1조5천4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천955억원에 비해 9천487억원, 2.6배 늘어났다.
김대송 대신증권 사장은 "증권사들은 장세에 따라 널뛰기 실적을 보인다"면서 "앞으로는 투자자들이 은행 이자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고정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장으로 구조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실제사업비 이연 상각과 파생상품 평가이익 감소 등의 영향으로 22개생보사들의 올 상반기(4-9월) 순이익은 1조1천3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나 감소했다.
하지만 국내 생보사들과는 달리 메트라이프생명의 순익은 86.2% 늘어난 것을 비롯해 AIG생명과 푸르덴셜생명, 알리안츠생명 등 외국계 생보사들은 순이익이 크게늘어나 대조를 이뤘다.
주요 손해보험사들도 올 상반기(4-9월) 영업 실적이 좋아진 것으로 나타나 삼성화재의 순이익은 1천81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9%, 현대해상은 382억원으로2.2% 늘어났다.
또 동부화재도 814억원으로 11.3% 증가한 것을 비롯해 LG화재 419억원(29.3%),메리츠화재 193억원(28%), 제일화재 179억원(103.4%), 신동아화재 80억원(400%)을기록했다.
손보사들의 순이익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것은 증시 호조에 따른 투자 영업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며 손해율은 높아진 것으로 드러나 보험 영업에서는 이익을 못낸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