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성장`과 `신뢰`를 2004년 경영의 모토로 정했다. 제2의 신화를 만들겠다는 방침을 세운 포스코는 올해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진출에 힘을 더하고, 파이넥스(FINEX) 공법 등 최첨단 기술력을 확보하는 해로 만들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통해 국내 기업 지배구조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한편 윤리경영과 사회공헌활동도 뿌리내리는데 힘을 쏟기로 했다.
◇제2의 성장 나선다 = 올 포스코의 화두는 `성장`이다. 포스코는 지난 92년 광양제철소 준공 이래 10여년이 지났지만 초창기 빠른 성장에 비하면 정체된 상태였다. 이 기간동안 포스코는 내실을 다지며 탄탄한 수익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지난해 취임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이제는 성장에 주력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그 동안 차근히 준비해온 중국 진출 사업을 비롯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 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포스코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온 시장이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과의 동반성장 전략을 앞세워 기반을 넓혀 온 데 이어 지난해 11월 중국사업을 총괄하는 지주회사 `포스코 차이나`를 설립,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중국에서는 자동차강판, API재 등 고부가 전략제품에 대한 판매기반을 확고히 하고 중국 투자법인의 수익금과 현지조달자금으로 투자하는 현지화 전략을 추진한다.
장가항포항불수강에 총 7억7,000만달러를 투자, 스테인리스 열연공장을 지을 계획이며, 동북지역의 노후공업단지 재개발사업과 서부내륙지역의 개발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지금까지 장가항, 대련, 순덕 등에서 합작사업을 추진해 16개 생산ㆍ가공법인에 8억3,0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오는 2006년까지 누계 투자액은 22억1,100만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포스코는 또 인도, 태국, 베트남 등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가기 위해 현지 시장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올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진출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6대 전략과제 집중 투자=포스코는 최근 4대 고부가가지 제품을 포함 6대 전략과제를 선정했다. 포스코의 4대 전략제품은 자동차용 강판, API강재, STS 400계, 전기강판 등이며, 여기에 파이넥스 공정 상용화 기술과 차세대 구조용강 제조기술이 더해져 6대 전략과제가 만들어졌다.
포스코는 오는 2007년까지 6대 전략과제 부문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달성하고 앞으로 5년내 대량생산 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2007년 4대 전략제품의 판매량을 자동차용 강판은 450만톤, API강재는 100만톤, 스테인리스 400계 제품 30만톤, 전기강판 70만톤 수준으로 늘려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6대 전략과제에 대한 연구개발비 비중을 지난 2002년 24%에서 지난해 42%로 늘리는 등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또 기술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자동차 강재 가공연구센터를 완공했으며, 지난해 3월에는 TWB 사업을 완공하는 등 제품 이용기술을 고객사에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포항제철소에 스테인리스 400계 설비능력 증강을 완료했으며 광양제철소 3열연공장을 자동차강판 전문공장으로 육성하기 위해 투자를 진행중이다.
이밖에 신일철, 코러스, 잘츠기터 등 해외 철강사와 기술협력을 강화하고 베들레헴스틸 등과의 연구도 확대하기로 했다.
◇지속가능한 성장전략 가동=포스코의 성장전략은 성장일변도가 아니라 신뢰 받는 기업의 모습을 강화하는 전략과 동시에 추진된다. 이 같은 노력은 윤리경영과 지배구조개선, 사회공헌활동 등 다양한 방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6월 윤리규범을 선포하고 윤리점수를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등 깨끗한 기업 만들기를 강력하게 추구하고 있다. 지난 추석때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선물반송센터를 운영하고 최고경영진이 직접 나서 윤리경영의 실천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사외이사 비중을 늘리는 등 민영화 이후 한국 기업을 대표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꾸준한 경영혁신활동으로 주요 대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경영혁신운동인 6시그마는 경영의 질적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2년 5월 1차 웨이브를 시작한 이후 세 차례의 웨이브를 진행, 총 995개 과제를 수행했다.
포스코의 이 같은 노력은 해외에서 더욱 높게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포천지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철강기업`으로 선정됐고 4월에는 포브스가 선정하는 `철강부문 최고기업`에 5년 연속 올라 화제가 됐다. 이어 9월에는 아시아머니로부터 `소재산업 부문 지배구조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中진출 전략] 포스코 차이나 철저한 현지화 내년 성장 승부
포스코가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시장은 바로 중국이다.
중국에 대한 투자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은 포스코가 `제2의 신화`를 창조할 수 있느냐를 결정짓는 시장이 됐다.
포스코가 중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냉연코일 위탁가공으로 시작해 지금은 스테인리스 냉연코일, 전기강판, 컬러강판, 아연도 강판, 자동차용 강판 등으로 늘어났다.
포스코의 현지 진출은 양적으로는 물론 질적으로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가 현지에서 성공한 기업으로 인식되는 것도 이 같은 질적 성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중국이 최대 승부처=포스코가 지난해 11월 중국 지주회사인 포스코 차이나를 세우면서 중국 사업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포스코 차이나 설립은 이구택 회장이 강조해온 `성장`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중국 현지 법과 제도에 적합한 지주회사를 설립, 중국 정부의 정책과 국내외 철강사들의 전략 등 경영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김동진 포스코 차이나 총경리는 “중국내에 투자한 법인들에 대한 종합 지원과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 등 시너지 효과를 대폭 올릴 것”이라며 “선진 기술과 관리기법을 전파해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중국에서 고부가 제품으로 현지 철강업체들과 차별화 하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읻. 지붕재나 가전, 자동차용으로 많이 쓰이는 아연도금강판, 전기설비에 쓰이는 전기강판, 금속가구 등에 쓰이는 컬러강판, 고급 건축 외장재나 식기류 등에 사용되는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등의 생산을 확대하는 것도 이 같은 전략 때문이다.
중국의 조강생산량은 지난해 1억8,200만톤으로 전세계의 20%, 아시아의 절반을 차지하고 철강소비량은 2억1,100만톤으로 세계 소비량의 4분의 1을 넘는다. 포스코가 중국에서 성공하지 않고는 세계 최고의 철강업체 자리를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 포스코의 판단이다.
◇포스코 정신으로 승부=포스코의 철강신화는 중국에서 `포스코 정신`으로 다시 부활하고 있다. 경영시스템은 물론 현장 근로자들의 정신까지 포스코식으로 개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중국화, 직원들은 포스코화`라는 말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구호가 됐다.
포스코는 진출 초기부터 근로자들에게 `회사의 주인은 바로 당신이다`는 정신교육을 통해 현지인력이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동기를 지속적으로 주입시켰다.
이와 함께 현지 산업발전에 기여하는 제품을 생산해 중국인들이 `중국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인식하도록 만들었으며, 수익의 일정부분을 현지 사회에 출연해 사회발전에도 기여하는 기업으로 각인되고 있다.
또 중국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현지에 재투자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세우고 포스코 차이나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투자전략을 만들고 있는 것도 현지화 전략의 일환이다.
포스코는 다른 경쟁사와는 달리 중국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을 통해 현지인들의 신뢰를 쌓은 것도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
포스코는 앞으로 현지 회사 대표를 현지인에게 맡길 방침이며, 중국 철강산업과 동반 발전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 등에도 아낌없이 투자할 계획이다.
[이구택 회장 경영계획] "당분간 철강사업 집중1위자리 확고히"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올 경영계획에 대해 주저 없이 “성장해야 한다”고 말문을 연다.
그 동안 충분히 움츠려있었기 때문에 이제는 성장에 나설 시기가 됐다는 판단에서다. 기업도 인간과 같이 성장이 멈추는 순간 노화가 시작되고 이는 인사적체, 승진적체, 비전의 부재 문제로 이어진다고 것이다.
이 회장은 성장의 방향에 대해 “철강 전업형이 좋다”고 설명한다. 당분간 철강에 집중해서 철강 1위 자리를 확고히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기 때문이다.
지난 92년 신세기통신에 투자했으나 결국 실패한 것은 합작경영의 어려움, 기업문화의 이질성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은 “다른 업종에 진출한다면 1등 기업을 인수해서 전문경영자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이 회장은 특히 “해외 진출의 첫번째 대상을 중국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리스크를 최소화 하면서 꼼꼼하게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파이넥스 등 신공정의 개발도 사전준비의 일환이며, 내년 상반기에는 중국진출 계획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회장은 덧붙였다.
<조영주기자 yjch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