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특집] '고객제일 경영'만이 살아남는다

21세기에 보험산업은 어디로 갈까. 새로운 흐름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구의 고령화·부확실성 증대·사업영역의 붕괴·정보통신혁명·소비자권리 강화 등의 환경 조건에서 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대규모의 변화가 예상된다.지금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21세기 금융산업의 모습은 크게 두개로 양분될 전망이다. 종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금융기관과 특정분야를 파고 드는 전문 소형금융기관이 나란히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금융기관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모든 분야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게 되고 소형금융기관들은 각자 지역·고객·상품 등 특정한 한 분야에서 틈새시장을 노리게 된다. 금융기관의 기능도 변한다. 자금중개자로서의 기능보다는 정보생산자로서의 능력이 중시되는 환경에 직면할 것이며 점차 고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정보·지식집약산업으로 변모하게 된다. 향후 5년에서 10년간 사회·경제 등 주요 환경요인들로는 금융산업의 고도화 시장내 경제의 다원화 목표시장의 다변화 금융시장 국제화 등으로 요약된다. 보험권 내에서는 보험사 규모의 대형화 환경변화에 따른 신시장의 출현 상품 및 판매채널의 다양화·고도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 경제정보 제공단체인 EIU(THE ECONOMIST INTELLIGENCE UNIT)의 설문조사에서 세계 9개국 약 3,500명의 보험회사 경영진들은 초경제의 확산과 기업구조의 변화 상품·서비스의 개별화와 종합화 풀형 채널의 급격 확대 고객세분화를 통한 신시장 창출 고객만족을 위한 내부혁신 등 5가지를 보험산업의 판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았다. 이를 토대로 21세기 보험산업의 메가트렌드를 점쳐본다. ◇새로운 강자가 나타난다(타 금융업의 보험시장 진입)= 세계적 추세인 금융겸업화 진전으로 은행 등 타금융업의 보험시장 진입도 가시화된다. 대형보험사일수록 타 금융업과의 경쟁 결과에 따라 장래가 결정될 전망이다. 타금융업종에서도 은행이 보험사에게는 가장 위협적이다. 은행이 수년전부터 DM 등의 저코스트채널을 운용해 왔으며, 고객과 잠재고객에 관해 막대한 양의 정보를 축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은행은 정보의 양 뿐 아니라 질에 있어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고객의 소비성향 및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어 고객에 대한 이해도 측면에서도 보험사보다 경쟁우위에 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 뮤추얼펀드회사와 증권회사도 보험사의 강력한 경쟁상대. 인터넷 또는 전화를 주요 판매채널로 하는 새로운 보험판매회사도 전통적인 보험사의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새로운 회사들은 보험시장 판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더라도 저코스트상품과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으로 보험시장을 잠식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타업종의 보험업 진출= 보험권 신규 진입은 금융권에 국한되지 않는다. 유통, 전화 및 PC통신, 컴퓨터 소프트웨어업체들도 보험업에 진출할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종이 진입할 경우 보험산업의 경쟁구도도 크게 변화할 전망이다. 영국에서는 이미 유통업의 본격적인 보험업 진출이 시작됐다. 미국과 일본 등의 국가에서는 소프트웨어업체의 전자금융거래 솔루션을 통한 간접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대량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종은 모두 보험사의 경쟁상대가 될 수 있다. 타금융권과 타업종, 예를 들면 은행과 전화회사가 결합해 보험영업을 펼칠 경우 그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상거래 확산= 지금까지는 대부분 보험사들이 인터넷 또는 전자상거래 채널을 전략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단계. 그러나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의 급속한 확산으로 5~10년 내에 전자상거래는 보험회사 전략의 주요부분으로 등장하게 될 전망이다. SECURITY FIRST NETWORK은행, INSWEB과 같이 인터넷에 기반을 둔 회사의 출현도 보험사에게는 압력 요인으로 작용한다. 고객들이 전자상거래에 익숙해질수록 보험에서도 보다 쉽고 편리한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다. 전자상거래에 대한 하드웨어와 운용기술을 갖추지 못한다면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 ◇보험산업 규제완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각종 규제도 사라져 보험사 경영의 성패를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기존보험사와 신규진입자 모두에 마찬가지. 규제 완화란 경쟁억제 요소 해제라는 큰 틀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는 시장경쟁의 심화와 보험료 인하요인으로 작용한다. 경쟁 심화는 소비자들의 선택대안을 증가시키고 상품선택안목도 향상시킨다. 이는 다시 보험사들의 상품 경쟁을 낳는 구도로 순환된다. 궁극적으로는 상품경쟁력을 지난 회사만 살아남게 된다. 상품 및 판매과정이 타 보험사, 타금융권보다 합리적이고 브랜드파워를 가진 보험사는 기회를 얻게 되지만 그렇지 못한 보험사는 존망의 기로를 맞게 된다. ◇인구구조 및 소비자선호도 변화= 선진국을 중심으로 진전되고 있는 고령화, 저연령인구의 감소는 더 이상 남의 얘기가 아니다. 인구구조 변화는 상품 및 서비스 변화, 판매채널 다양화, 시장세분화 및 표적시장 재선정 등 보험마케팅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한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지금까지 주로 20~40대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사망보장을 제공해 왔지만, 앞으로는 60~70대도 주고객층에 포함시키지 않으면 영업 자체가 어렵게 됐다. 급부내용도 보장부분을 줄이고 저축 및 소득니즈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많다. 정보기술 발달·확산으로 소비자의 금융 및 보험정보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짐에 따라 소비행동도 한층 합리화된다. 보험에 대한 인식도 높아진다. 따라서 판매채널도 이전과 달라진다. 기존의 모집인 중심에서 저가상품을 주종으로하는 저코스트채널과 다양한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전문가채널로 양극화될 가능성이 높다. ◇시사점= 타 업종의 보험시장 진출은 가까운 장래에 현실화할 가능성은 적지만 규제완화로 인한 업무영역의 붕괴, 소비자구조의 변화 등은 당장 눈앞에 다가온 변화 요인들로 평가된다. 성숙기에 들어선 보험시장에서 고령화와 핵가족화 등 소비자구조의 변화는 보험서비스의 변화와 함께 업계 구도를 변화시킬 전망이다. 적응하는 회사는 새로운 시장기회를 제공받는 반면 그렇지 못한 회사는 정반대의 상황을 맞게 된다. 지금까지 보험사들이 소홀히 했던 50세 이상 인구가 2000년에는 전체인구의 약 20%를 차지하며, 이들의 금융자산은 전체의 약 5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장에 대한 치열한 판매 경쟁이 예상된다. 단기적으로 시장경쟁구도가 크게 변한다. 시장집중체제가 무너지고 시장분산체제가 들어서는 것이다. 보험사 구조조정과 규제완화현상이 맞물려 대형사 중심 경쟁체제에 외국사와 재벌계열 신설생보사, 국내사간 치열한 경쟁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때문에 시장점유율 확대 위주의 비효율적인 시장전략에서 벗어나 수익성을 중시하는 효율적인 전략으로의 전환이 시급하게 됐다. 21세기 보험산업을 특징짓는 것들은 초경제의 확산과 기업구조의 변화 상품·서비스의 개별화와 종합화 풀(PULL)형 채널의 급격한 확대 고객세분화를 통한 신시장 창출 고객만족을 위한 내부혁신 등을 꼽을 수 있다. 10년 후 5가지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회사는 존폐의 기로를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풍부한 정보를 기반으로 고객의 욕구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해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고 네트워크의 구축 등을 통한 축적된 정보의 적극적인 활용으로 타 업계에 진출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을 갖추며 전문가를 우대해 종업원의 만족도를 끌어 올려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경영상황을 즉시 파악 가능하도록 투명경영을 실천하고 경영 최일선에 고객제일이라는 경영이념을 뿌리내리는게 생존과 발전의 요건으로 지목된다. 【우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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